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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꺼 Dec 04. 2023

국립 박물관을 여행하는 법

국립 박물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

국립중앙박물관


필자는 보통 국내 여행을 갈 때 그 지역에 국립 박물관이 있으면 웬만하면 일정에 포함시킨다. 보통의 사람들보다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여행까지 가서 역사를 파는 덕후는 아니다. 그럼에도 국립 박물관을 찾는 건 여행지로써의 매력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국립 박물관의 특징들을 소개한다. 먼저 소개할 내용들을 나열한 뒤에 특별히 소개할 내용들을 덧붙이는 식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국립 박물관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 7


1. 입장료가 무료이다 (상설전시 및 무료 특별전시)

2. 대체로 시내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뛰어나다

3. 지역의 유물을 소개하여 로컬의 역사를 알 수 있다

4. 한국어라 깊이 있는 콘텐츠 감상이 가능하다

5. 실내라서 겨울 여행에 제격이다

6. 특별전시의 큐레이팅은 웬만한 사설 미술관을 능가한다

7. 대체로 산책로를 잘 조성해 두어 콧바람 쐬기에도 좋다



3. 로컬의 역사


국내에는 국립 박물관이 총 몇 곳이 있을까? 무려 14곳이다. 서울 이촌역 부근의 국립중앙박물관을 필두로 지방 곳곳에 지역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경주, 광주, 전주, 대구, 부여, 공주, 진주, 청주, 김해, 제주, 춘천, 나주, 익산) 박물관마다 규모나 전시품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기반으로 큐레이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탐라국의 역사와 귀양지로서의 제주를 알 수 있고, 국립나주박물관에서는 영산강과 마한 위주의 역사를 전시한다. 따라서 국립 박물관을 여행하는 것은 지역의 로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6. 특별전시


국립 박물관의 전시는 크게 상설전시특별전시로 나뉜다. 특별전시는 항상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 전시 중이라면 무조건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상설전시는 교과서라면 특별전시는 잡지와 같다고 생각한다. 상설전시가 시대순으로 전체적인 역사를 개괄한다면, 특별전시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역사 중에서 특징적인 것들을 위주로 전시를 꾸민다.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특히 형식이나 주제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큐레이팅이 영향이 큰 편이다. 최근 국내의 미술관 및 박물관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국립 박물관도 재미있는 전시가 많아졌다. 최근에 방문했던 국립제주박물관의 <가장 가까운 위로-제주 동자석, 그리고 영월 나한상>에서는 국립춘천박물관과 콜라보하여 제주의 동자석과 영월의 오백나한상을 함께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여기에 제주의 현대미술 작품을 곁들여 보다 입체적인 전시를 만들어 냈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없더라도 전시나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큐레이팅을 보는 맛으로 국립 박물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7. 산책로


사실 이번 포스팅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었던 내용이 바로 이 산책로이다. 흔히 박물관 하면 유리관 안에 전시품을 둘러보는 따분한(?) 인상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의외로 국립 박물관은 산책로가 잘 조성된 경우가 많다. 실내에 전시하기 어려운 커다란 규모의 유물(석탑, 석등 등)은 야외에 배치하는데, 여기에 조경을 곁들여서 산책하며 유물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박물관 건물 뒤편에 넓은 부지의 산책로를 조성하였는데, 공원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실제로 날씨가 좋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가져와서 공원처럼 박물관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지방의 박물관은 산책로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립춘천박물관 야외전시



국립 박물관의 여행법


국립 박물관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 둘러보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역사에 큰 흥미가 없는데도 의무감에 유물을 둘러보는 것만큼 곤욕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가벼운 마음을 갖고 대표적인 유물을 위주로 관람하되 특별 전시를 함께한다면 한 시간 정도만 둘러봐도 알찬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대표유물과 특별전시에 대한 정보는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다 마치고 나면 야외 전시를 둘러보며 산책을 해도 좋다. 국립 박물관은 언제나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날씨만 도와준다면 쾌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며 여행을 추억할 만한 아이템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국립 박물관을 여행하며 아쉬웠던 점도 많다. 아무래도 국립 박물관이 국내 여행의 주류는 아니다 보니 미흡한 부분들도 눈에 띄는데, 마지막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들을 소개하면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1. 지방 박물관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전시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 짧게 둘러보는 여행객을 위해 대표 유물을 따로 알려주는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겠다.

3. 기념품이 천편일률이라 박물관 별로 개성 있는 기념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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