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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집줄리 Nov 14. 2015

늦가을의 카마수트라

카마 차이 수트라

19금인가? 아니다. 차(Tea)이야기다.

낚였다~싶으신 분들은 훠~이 훠~이~가 아니라 대환영임.


카마 차이 수트라 (KAMA CHAI SUTRA)

차이(Chai)는 인도식 차를 의미한다.

인도의 성(性)경전인 카마수트라 사이에 차이(Chai)를 살짝 끼워넣은 작명센스.


작년 11월, 꼭 요즘처럼 쌀쌀한 날에 회사 앞 단골카페 사장님이 슬쩍 손에 쥐어준 코엑스 카페쇼(Cafe Show) 티겟들고 눈누난나 구경하러갔다. 타바론(TAVALON)이라는 미국의 티메이커(Tea Maker) 부스에 이르러서는 심플하고 도시적인 분위기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다양한 *블렌딩 차 향기에 드릉드릉하여 몇 가지 차를 데려왔었다.


그 중 하나가 '카마 차이 수트라'.


내 머리 속 *응큼세포가 발현되어 충동적으로 사버린...것만은 아니다. 당췌 어떤 차길래 흐르흐르겔겔

또 그때는 아직 티 소믈리에(Tea Sommelier) 준비도 하기 전 이었으므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골랐을리도 만무했다. 오로지 시향차의 건잎에서 느껴지는 강한 향신료의 향이 늦가을의 내 몸의 요구에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졌었다.


난 추위를 많이탄다. 특히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도 찬 손 끝, 발 끝 때문에 *따뜻한 차를 자주 마셔줘야한다.

차이카마수트라 아니 카마차이수트라(나는 계속 헷갈림)는  아쌈계열의 인도 홍차에 카다멈, 계피, 생강, 정향, 바닐라가 블렌딩되어있는데 뭐 거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향신료들의 어벤저스다.

다양한 향신료가 블렌딩 된 카마차이수트라


이 중 카마차이수트라의 중심이 되는 향을 만드는 것은 카다멈(Cardamom)과 계피(Cinnamon)다. 계피는 국내에도 친숙한 향신료이지만 '카다멈'은 생소한 면이 있어 부가 설명을 좀 하자면, 그것은 인도 요리나 인도 차이(Chai)에 빠지지않고 들어가는 인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향신료 중 하나이다. 인도 커리에도, 탄두리 치킨에도, 볶음밥에도 모두 카다멈이 들어간다.효능으로는 몸을 따뜻하게 해서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고 소화촉진 및 장내 가스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사실은 엄청나게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어서 (샤프란 다음으로 비싸다는...) 인도 사람들도 큐민이나 펜넬 등으로 대신하고 있단다. 우리나라 인도 요리집에서 계산할 때 껌대신 씹으라고 그릇에 담겨있는 씨앗같은것은 아마도 큐민인가보다.

나도 지금 처음 찾아본 카다멈. 오우! 컬러 뷰리풀!

[요 사진은 퍼옴 출처는 클릭]


홍차 베이스이므로 100도씨의 뜨거운 물에 약 3분 간 우려내면 카마차이수트라의 매력적인 수색을 볼 수 있다. 진한 카라멜색으로 찻 잎이 품고 있던 풍성한 향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찻 물에 꾹꾹 담아낸 느낌이다.

늦가을에 정말 어울리는, 어쩌면 카마수트라를 부를 수도 있는 컬러다. (흠... 19금 19금)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인도 *짜이의 백미는 밀크티.

강한 스파이시함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카마차이수트라로 끓인 밀크티 한 잔이면 그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 것이다. 그것을 끓이는 동안 온 방에 가득차는 진한 시나몬 향기와 알싸한 카다멈, 생강향은 차를 마시기도 전에 이미 우리를 깊은 가을의 클라이맥스에 데려다 놓는다.

단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마지막으로 설탕(혹은 시럽) 한 스푼을 무심한 듯 넣어주길 바란다. 향신료의 강한 개성이 부드러운 우유와 달콤한 설탕 뒤로 잠시 숨었다가 이내 긴 여운으로 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사라진다.   

맛있는 밀크티를 끓이는 방법은 다음 기회에 내 나름 최대한 친철한 사진과 함께 공개하도록 하겠다.  


- 옆 집 사는 줄리


*블렌딩 티 (Blending Tea) : 한 가지 종류의 차 (스트레이트 티 / Straight Tea)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두 가지 이상의 차(Tea)나 허브, 꽃, 과일 등을 섞어 제조한 차


*응큼세포 :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참고하세욧.


*따뜻한 차 : 음...여기서 제 표현의 의미는 Hot/Iced의 개념이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의 차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백차, 녹차 계열은 몸을 차게하고 홍차,흑차 계열은 산화,발효된 차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지요.


*짜이 : 인도의 차(Tea)인 차이(Chai)의 인도식 표현을 한글 그대로 옮긴 것. 짜이티! 짜이티! 짜이티!


부족한 제 글이 Daum 메인이란 곳에도 노출되어보고 너무 영광입니다. (촌스럽게 엄청 감격 했음) 많이 자주 쓰지는 못해도... 매거진 제목처럼 천천히 그렇지만 꼭 꾸준히 써 가려고 합니다. 차(Tea)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냥 별 기대없이 무심하고 시크하게 '구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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