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2 write : 글쓰기 방법론
글쓰기 교실에 온 학인 중 늘 부정적인 내용의 글을 쓰는 사람이 있었다. 산책하면서 봤던 걸 써보라는 가벼운 과제는 물론 자기소개서를 써도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삐딱한 시선이나 표현이 더 많았다. 나는 그에게 날카롭고 시니컬한 글을 쓰는 쾌감을 줄이고 긍정적인 글을 써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했더니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다. 자신이 그런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이 쉬워진 세상이지만,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분명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정세랑 소설가의 말을 들려줬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후로 그의 글은 점점 밝고 동글동글해졌다.
나쁘게 말하는 것은 언제나 안 좋다. 왜냐하면 그런 언어들은 그걸 들은 사람보다 그 말을 한 사람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나쁜 일은 일어나게 마련인데 그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다. 우연히 일어난 일도 내가 그렇게 말해서, 아니면 누군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어서 그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게 사람의 본성인 것 같다. 어떤 일이든 원인이 있다고 믿고 싶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게 하고 싶어지는 심리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쁜 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문학평론가 신형철에게 누군가 왜 그렇게 좋다는 얘기만 쓰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읽고서 좋은 작품에 대해서만 쓰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그러니까 신형철의 평론을 받은 사람은 자동으로 좋은 작품을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얼마나 단순하고 멋진 법칙인가. 나도 한때 짓궂고 시니컬한 글을 쓰는 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토요일에 어떤 모임에 가서는 '전여옥 반대 사이트'에서 활동하던 추억을 얘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경험에서 남는 것은 황폐해지는 마음뿐이다. 그러다 이자람, 최용석, 이소영 같은 소리꾼들의 판소리 공연을 찾아다니며 깨닫게 되었다. 판소리는 북을 치고 장단을 맞추는 고수와 함께 진행하게 되는데, 고수의 추임새를 가만히 들어보면 부정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얼씨구" "그렇지" "좋다" "잘한다" 등등 감탄하고 동의하는 말들이다. 소리를 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판소리를 하고 싶도록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쩌면 세상사도 이렇게 칭찬이나 격려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소리꾼이 한창 소리를 하는데 고수가 "어제 잠을 못 잤나?" 하는 추임새를 넣으면 소리 할 맛이 나겠는가. 나쁘게 말하는 것은 언제나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