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가 직접 쓰는 『스토리텔링 글쓰기』 강연 후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시민대학에서 5주간 강연을 했습니다. 이번 글쓰기 강연의 제목은 『쓰는 게 즐거워지는 스토리텔링 글쓰기』였습니다. 총 스물아홉 분이 등록을 해주셨고 꽤 많은 분들이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컴퓨터 앞으로 와서 줌 수업을 들어주셨습니다. 어제는 마지막 강의였습니다. 저는 필립 로스라는 소설가 얘기로 강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주 과제였던 '글쓰기로 내 문제 바라보기'를 다시 설명하며 무언가 인생에서 알고 싶은 게 있을 때마다 글을 썼다는 필립 로스에 대해 얘기했던 것이죠. 그의 소설 중 『미국의 목가』와 『사실들』『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에브리맨』등을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학인들이 써오신 글들을 하나하나 읽었습니다. 글쓰기 교실에 오시는 학인들 중엔 출판사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계시고 영화를 전공하고 유튜브 일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리더십 코치 강연을 하는 분이 둘이나 되었고 회사를 그만둔 지 두 달 된 이십 대 청년(여성)도 있습니다. 저는 이 분들이 써오신 글을 하나하나 PPT 강연록에 옮겨 반은 본인이 소리 내 읽게 하고 나머지 반은 제가 읽는 방식으로 리뷰를 했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직접 읽는 경험도 해봐야 하고 그 글을 남이 읽는 것도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고안해 낸 방법인데 반응은 놀랍도록 뜨거웠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글이 관심을 받고 정성스럽게 읽혀지길 바랐고 따뜻한 격려와 칭찬이 이어지길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기대가 생기다 보니 학인들의 글이 매주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띄어쓰기나 줄 바꿈, 문단 만들기 등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던 분들도 저의 지적과 대안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뒤엔 매주 글이 좋아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어제는 나이가 들어도 철이 들지 않아 고민이라는 글부터 항암치료 중인 엄마 이야기, MBTI 결과와 자신의 실행력 부족 사이의 연관 관계를 의심하는 글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고 리뷰를 했습니다. 제가 드리는 리뷰도 귀담아 들었지만 서로의 글에 대해 짧은 코멘트를 남기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은 광경이었습니다.
강연 말미에 그동안 수업에 참여하며 느꼈던 감회를 물었더니 수업이 재미있어서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졌다는 말씀부터 글쓰기에 자신이 붙어 하루 종일 써도 안 써지던 글이 이젠 두 시간 만에 쓸 수 있게 되었다는 반가운 말씀도 있었습니다. 다들 얘기를 안 할 것처럼 굴다가도 호명을 해서 말을 시키면 청산유수가 되는 게 학인들의 특징이었습니다. 학인들이 써 온 글들을 하나하나 다 읽고 정성스럽게 평해주는 게 감동적이었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제가 한참 신나서 카메라 앞에서 떠들 때는 마치 사이비 교주나 영화배우 황정민처럼 되어 " 드루와, 드루와. 글쓰기의 세계로!"라고 유혹하는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은 놀랍게도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에서 제가 추천했던 책을 모두 구입했다고 고백하셨는데, 특히 윤대녕의 『대설주의보』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는 '내가 왜 여태 이 책을 못 읽었나 몰라'하며 다시 새 책을 구입했다 해서 저는 또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모두 글을 쓰는 사람이 되자고 설득했습니다. 글쓰기의 세계라는 게 누가 더 들어온다고 자신의 파이가 작아지는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글쓰기 강연을 할 때마다 저를 도와주던 조혜인 주임님이 다음 학기에도 뵐 수 있으면 좋겠다며 새 강연 주제를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번엔 ‘스토리텔링’이었으니 다음엔 ‘UX 라이팅’에 대해 다뤄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UX 라이팅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오하려 저는 그 말에 더 설레더군요. 아직 신선한 분야라는 뜻이니까요. 아무튼 저도 매주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글쓰기만큼 글쓰기에 대해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도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기도 했고요. 좀 더 자료를 모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또 다른 글쓰기 강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