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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l 27. 2022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연극 《카사노바》리뷰


예전에 《인정사정   없다》를 만든 이명세 감독에게서 '배우의 외모도 연기의 일부분'이라는 얘기를 듣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다.  생기거나 매력적인 주연배우에게 관객의 '동일시' 이루어지는  당연한 일이다. 그럼 면에서 지난주 금요일(7 22) 국립정동극장-세실에서  연극 《카사노바》는 타이틀 롤을 맡은 지현준 배우의 역할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임지민 연출의  연극은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빼앗긴 남자가 전시회를 통해 복수를 꿈꾼다는 다소 관념적인 내용이다.


알다시피 카사노바는 40년 동안 120명의 여성을 사귀었다는 희대의 바람둥이이니 그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들겠는가. 그런데 지현준이라는 배우가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느낌이었다.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외모에 정확한 발음, 듣기 좋은 음성은 물론 바이올린 연주 실력까지 갖춘 배우라니 놀랍지 않은가. 심지어 중간에 카사노바가 불어를 구사하는 장면이 있는데 불어조차 자연스러웠다.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본 아내에게 들으니 지현준은 취미로 불어를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작품은 객석과 무대들 뒤섞어 놓은 공간도 특이하고 자유로운 장면 전환이나 '19' 연극다운 대사나 연출도 멋졌지만 역시 최고는 카사노바 역의 지현준이었다. 영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그레이그(David Greig) 원작이다. 이번엔 초연이라 짧게 끝났지만 다음엔  좋을 것이다. 제목과 배우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상연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놓치지 말고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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