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성준 Jul 25. 2022

일요일에 홍대까지 오는 게 쉬은 일이 아닌데

책방무사 일일책판매사원 후기(본편

어젠 일요일이라 홍대까지 찾아오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신 분들이 너무 고마웠다. 일단 어제의 메인 판매 도서였던 『살짝 웃기는 글이   글입니다』를 펴내 주신 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님이 딸 가족과 함께 찾아주셨고 페이스북 친구인 노경아 선생이 제일 먼저 와서 책에 싸인을 받아 가셨다. 평소엔 마트에서 캐셔로 일하고 주말에만 서점에서 일한다는 서점 판매원 난실 씨가 책을 사서 '아임실(자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이라고 싸인을 받았고 뜨거운 아메리카노 두 잔을 사다 주시기도 했다. 고마운 분이었다. '케이'라는 이름을 쓰는 희경 씨도 오셨고 인스타그램 덕분에 친해진 자란 씨가 책을 열 권이나 사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겠다고 해 감동했다. 나는 열 권 모두 살짝 내용이 다른 싸인을 해드렸다. 내 글을 좋아해 찾아왔다는 분도 계셨고(처음 뵙는 분이었다)  모르고 서점에 왔다가 내가 일일서점원으로 일한다는 걸 아는 순간 내 책이 눈에 띄어 "아, 저 사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되게 재밌게 읽었거든요."라고 외치고는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를 사간 분도 계셨다.


광장시장 '박가네'의 추상미 대표가 와서 마스크를 잠깐 내리고 활짝 웃었다. 아직 힘이 들 텐데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6학년 열세 살짜리 배우 박재희의 맘 '블랙위치' 님도 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박재희는 박정민 배우가 감독한 영화 《반장선거》에 출연했는데 요즘은 일이 없어서 놀고 있다고 했다. 나는 왓챠에서 그 영화를 꼭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아내와 나는 김서현 씨와 한혜령 선생을 맞으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일부러 여기까지 와주신 성의가 대단했다.


요조 사장님의 책을 사는 분들도 많았다. 요조 사장님도 책에 싸인을 해서 드렸다. 아내와 나는 요조 작가님의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분들 중 '요조 초보자'로 보이면 『아무튼, 떡볶이』를, '요조 중급자'에게는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을 추천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물론 독후감에 관심이 많은 분에게는 당연히『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읽어본다』를 권해 드렸다.


아내가 회원으로 있던 모임 '시인의마을' 류왕보 대표와 이소영 선생이 오셨고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 졸업생인 임혜영 선생이 멀리 오산에서 와주었다. '소금책'에 참석하시는  김지현 정호섭 부부가 나타났고 '독하다 토요일' 멤버인 박효성 씨도 와서 책을 고르며 즐거워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허욱과 그의 아내인 양희 작가 그리고 아들 허준도 왔다. 양희 작가가 아내의 절친이다. 아내는 사람들에게 "이 집은 식구 네 명이 모두 외자 이름이라 다 합해도 여덟 자밖에 안 돼요."라고 소개하며 웃었다. 개그맨이자 작가인 김태균이 왔다. 그의 친구인 홍선호 씨도 왔다. 나는 홍선호 씨가 산 책에 '살짝 웃기는 삶을 선호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써드렸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펴낸 몽스북의 안지선 대표도 오셨다. 6시 근무를 마치고 나서 추천사를 써준 요조 작가 김태균 작가와 함께 중국집 진진에 가서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안지선 대표가 김태균과 막역한 사이라 합석하기로 했던 것이다. 안지선 대표는 김용호 사진가를 모시고 왔다. 내가 쓴 『 Photo Language』의 리뷰 '사진으로 철학하는 크리에이터'를 읽고 한 번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다는 소리를 들은 바 있었다. 나는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매대에는 아직도 책이 많이 쌓여 있었지만 "이만하면 대성공"이라는 요조 사장님의 평에 힘입어 분연히 앞치마를 벗고 중국집 '진진(津津)으로 달려가 여향가지, 소고기 양상추 쌈, 멘보샤 등에 연태고량주와 맥주를 마셨다. 페스코 베지터리언인 요조 사장과 윤혜자를 위한 우럭 생선요리도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연태고량주 대짜를 세 병인가 네 병인가 마신 뒤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윤혜자가 계산을 해버렸다. 많이 먹고 마셨는데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며 그녀는 만족해하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내의 질문에 대비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