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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ug 22. 2022

나태주라는 풀꽃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https://biz.chosun.com/notice/interstellar/2022/08/20/4ANEACLI7ND37D3AY2QR22BHIU/

뛰어난 사람은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얘기를 한다. 김지수 기자가 기차 타고 택시 갈아타고 공주에 있는  풀꽃문학관까지 가서 만난 나태주 시인 입에서는 풀꽃 말고도 밥 딜런과 퀸터 그라스 에피소드가 마구 쏟아져 나오고 기형도와 박노해가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한다. 그가 쓰는 시는 너무나 직설적이고 쉬워서 공부를 많이 안 했겠지 하는 터무니없는 편견을 가지고도 싶은데 ‘백석은 이국 정서가 강했고 박목월은 너무 높이 올라가서 안 읽혔다. 윤동주나 김소월은 눈높이를 아는 시인이었다. 폼 재지 않았다’라는 날카로운 식견을 내놓는다. 2012년 광화문 교보 빌딩에 걸린, 그가 교장 하던 시절에 아이들을 보며 쓴 시 구절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인 이후 그의 시집은 늘 베스트셀러 매대에 서 있다. 76살의 노인은 그렇게 MZ세대가 열광하는 소통의 아이콘이 되었다.


한편, 김지수 기자도 예상을 뛰어넘는다. 내가 만나본 김지수 기자는 세련되고 단아한 지식인이었다. 그런데 인터뷰 안에서는 은근한 유머 감각이 넘친다. “나는 불한당이거든. 불한당은 땀을  흘리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독한 놈이지. 하하.”라고 하는 시인의 말을 듣고 그는 ‘불한당 나태주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나는  흘리며 바라보았다.’라고 쓴다.  흘리며 노트에 뭔가를 받아 적는 김지수를 상상하니 나도 웃음이 나왔다. 월요일 아침부터 동글동글한 기사를 읽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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