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오늘 아침에 일어나 써 본 강연 초안
일요일 아침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다음 주 을지로3가에 있는 느티서점에서 할 글쓰기 강연 첫 번째 날 초안을 써서 페이스북에 올리다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구례로 일박이일 여행을 가는데 KTX 안에서 아침에 쓴 글을 읽어 보다가 뒷부분을 좀 더 써봤습니다.
이건 제가 늘 하는 이야기이고 글로 여러 번 쓰기도 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건 초안입니다. 강의 시간엔 이것과 다른 이야기를 할지도 모릅니다.
제목 :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글쓰기를 해야 한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으면 글을 써야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튜버인 자청도 그의 책에서 얘기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책을 읽고 글을 쓰라고.
유려하게 쓸 필요는 없다. 그건 '문필가'들의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생각 쓰기다.
내 생각은 타인에게 가 닿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데
그걸 하기에 가장 빠르고 쉽고 효과적인 게 글쓰기다.
물론 말로 할 수도 있고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를 만들어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주워 담을 수 없다.
발화자 입장에서는 간추리기가 불가능하고
청취자 입장에서는 핵심을 놓치거나 흘려버리기 쉽다.
그림은 아무리 잘 그려도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언어가 그림 안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 언어를 밖으로 끄집어내려면
책이나 그림을 많이 봐서 통찰력을 키우거나
어린아이로 돌아가 직관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건 피카소도 50년이나 걸린 일이다.
영화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흥행에 실패하면 타격이 너무 크다.
그리고 준비하다 엎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유튜버가 되려고 해도 기획서와 대본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유명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대본을 다 써주지 않느냐고?
그건 너무 유명해져 본인이 할 시간이 없을 때의 얘기다.
그들도 처음엔 자신이 다 썼다.
자기가 하려는 얘기를 자신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겠다. 유려하게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명료하게 쓸 필요는 있다.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이 안 나면 글부터 써보라.
글이라는 게 신기해서 쓰다 보면 쓰고 싶은 게 뭔지 알게 된다.
무슨 글을 쓰냐고? 필요한 글을 써라.
취직을 하고 싶으면 자기소개서를 쓰고
이성을 꼬시고 싶으면 연애편지를 써라.
책을 내고 싶으면 출간기획서를 쓰고
(아, 원고를 먼저 써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사업을 하고 싶다면 사업기획서를 써라.
형식 무시하고 써라.
형식을 모르고 쓰라는 게 아니다.
기존의 자기소개서나 출간기획서 등을 다 찾아서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그걸 모두 내재화 한 뒤에 형식을 무시해야 한다.
모르는데 무시하는 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의 영역이다. 신을 무시하면 안 된다.
쓸 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만약에'라는 매직 워드를 써 보라.
만약에 복권에 당첨된다면……
만약에 열흘간 밤이 오지 않는다면……
만약 내가 재벌집 손자라면……
만약에,라는 말 한마디로
새로운 글이 쏟아질 수 있다.
당신은 어떤 글을 쓰려고 하는가?
사람과 감정 혹은 감성을 이야기하려면
에세이다.
일과 효용을 이야기하는 글은
자기 계발이나 실용 글이다.
사회의 이슈를 이야기하는 건
인문이나 정치 글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는
‘업세이’라는 것도 요즘 유행이다.
소설과 에세이의 차이를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간단히 말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하면 에세이이고
“야, 내가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하면 소설이다.
당신의 글이 미역을 닮기를 바란다.
마른미역은 적어 보이지만
그걸 물에 불려 끓이면
때로는 냄비가 넘치기도 한다.
누구나 미역 같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당신의 글이 미역처럼 부풀어 올라
세상에 나오길 바란다.
진심이다.
글 잘 쓰는 사람 하나 더 나온다고
내가 위험해지거나 손해 볼 일 없다.
같이 써 보자.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글쓰기를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