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성준 Feb 17. 2023

공대생은 없었던 공감 글쓰기 강연

'공대생도 감성작가로 바꿔주는 글쓰기' 강연 후기

제가 제목을 '공대생도 감성작가로 바꿔주는 글쓰기'라고 해서 공대 출신을 폄하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글쓰기는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글을 써?'라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많은 평범한(?) 분들의 얼어붙은 마음의 바다를 도끼로 두드려 깨트리는 역할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죠.  

을지로3가역 느티책방에서 열린 첫날 강의는 총원 15명 중 한 분만 빼고(연기자인데 갑작스러운 촬영과 겹쳐 못 오셨습니다) 모두 참석하셨습니다. 멀리 전주와 대구에서 KTX를 타고 오신 분도 있었고 경기 화성에 사는 분, 저와 같은 성북동 주민도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분은 줌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급성 장염으로 오지 못하신 분도 줌으로 참여하셨고요.

저는 호김심과 의욕으로 반짝이는 서른 개의 눈동자 앞에서 글쓰기에 대한 제 생각과 그로 인해 생긴 인생의 변화에 대해 말씀드렸니다. 카피라이터 생활을 접은 뒤 글을 쓰고 책을 내고 강연을 하게 되기까지의 쉽지 않은 과정을 얘기할 땐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음을 터뜨려 주셨습니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더니 다들 너무 말씀을 잘하셔서 제가 준비해 온 강연 내용을 대폭 줄여야 할 정도였습니다. 10시 25분 막차를 타야 하는 분이 둘이나 계셔서요. 그분들의 열정이 놀랍고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10분 글쓰기'의 몰입감과 진지함은 굉장했습니다. 제 책을 읽고 오신 분도 있고 신호등 앞에 서 있는 저를 발견하고 생각난 김에 글쓰기 강의 신청까지 이어진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개를 데리고 오신 분도 계셨죠. 다들 가슴속에 쟁여놓은 사연들이 많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동기야 어찌 되었든 모두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이었습니다. 글은 쓰는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주니까 저는 이분들이 마음에 드는 글,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입니다.

다음 주 이 분들이 써오실 글이 기대됩니다. 저는 초고를 같이 읽는 사이만큼 긴밀한 관계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글쓰기라는 한 배를 탔습니다. 다음 주엔 유머와 위트 있는 글쓰기에 대해 줌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10시에 강의 끝나고 성북동에 사시는 분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강의 끝나는 시간에 그분 남편이 마중을 나오셔서 함께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