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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Oct 16. 2023

비 오는 날의 간장 축제

간장협회 회원의 날 행사


간장은  음식의 간을 맞추는 장(醬)이란 뜻이죠. 저희 집은 장과 김장을 담금으로써 식탁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 중심엔 요리활동가 고은정 선생이 계셨습니다. 지난 토요일인 10월 14일은 간장협회 회원의 날이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오랜만에 고은정 선생도 뵈고 싶고 지리산에서만 뵙던 협회장 우춘홍 선생도 뵐 겸 해서 아침 일찍 양평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아내는 광화문에서 탔고 저는 스마트폰을 놓고 오는 바람에 다시 집으로 갔다가 전철을 타고 종합운동장역까지 가서 버스와 조인했습니다. 제 부주의함과 건망증 때문에 비가 내리는 날 아침부터 부산했죠.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에 있는 '가을향기'라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간장협회는 2021년에  생긴 단체인데 간장 생산자들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버스 안에서 행복이가득한집 기자였던 박효성 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도 오셨고 탤런트 양희경 선생, 그리고 일도씨패밀리 김일도 대표도 오셨습니다. 심리상담 치료사인 권준희 씨와도 오랜만에 만나 부둥켜안고 반가움을 나누었습니다. 간장협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는 홍순언 대표도 와서 인사를 나누었고요. PC통신 시절 광고동아리 후배이자 제철음식학교 학생이기도 했던 임수진과의 만남은 너무나 뜻밖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행사장엔 간장 된장 등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들이 들어섰고 징광옹기 인나영 대표도 와서 아름다운 그릇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모두들 춥고 시장한 표정이 역력했는데 마침 협회에서 마련한 수구레국밥과 시래기청국장 등이 나와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뿐 아니라  김치와 깍두기도 너무 맛이 좋아 저는 밥을 한 그릇 더 퍼먹기까지 했죠.

고은정 선생이 잠깐 나와 간장이 우리 식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미니 강연을 하셨고 이어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장항아리 안에 두부를 박아 넣던 이유, 집에서 항아리 관리하는 요령 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권준희 씨가 나와 기타를 치며 노래를 세 곡 반('은하철도 999'는 반만 불렀으므로)만 불렀고 이어 경품 추첨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경품에 매우 흥분했고 집중도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번호가 불릴 때마다 환호성이 난무했고 희비의 쌍곡선이 교차했는데 김묘정 선생이 추첨 행사 진행을 너무 잘해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징광옹기를 가져갈 사람 번호가 불렸을 때는 다들 자기가 뽑히지 않은 아쉬움에 "무거우면 놓고 가요!"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음식 관련 경품뿐 아니라 양희경 선생의 책과 저희 부부의 책 사인본도 경품으로 내놓았습니다. 저희 책을 받게 된 박효성 씨 친구분은 “마침 읽고 싶었던 책인데 정말 잘됐다.”라고 말하며 기뻐했습니다. 큰 웃음과 우정 어린 박수가 교차하던 행사를 마치고 협회에서 제공한 버스 편으로 다시 귀경했습니다. 얼떨결에 따라간 행사장이었지만 반가운 분들도 뵙고 간장에 대해 새로운 생각과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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