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의 캘리
요즘은 웬만한 건 다 신용카드로 계산을 하지만 그래도 현금을 쓸 일이 가끔 생긴다. 재래시장이나 단골 분식점 같은 데서는 현금을 쓰는 게 더 마음 편하니까. ATM기에서 돈을 찾거나 어쩌다 지폐 다발이 생기면 한두 장을 꺼내 아내에게 내밀기도 한다. 어느 날 오만 원권 지폐를 두 장 받은 아내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살면서 아무 이유 없이 내게 돈을 주는 건 당신이 처음이야."
여보, 나도 살면서 이렇게 꾸준히 한 사람에게 야단을 맞거나 지적을 계속 당하는 건 처음이야. 싸워 보기도 전에 무조건 지는 것도 처음이고. 그런데도 그런 사람을 계속 좋아하는 것도 난생처음이네. 이상한 첫 경험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