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멜라지는 마음』
김멜라의 에세이 『멜라지는 마음』을 읽고 있는데 좋네요. 김멜라는 문창과 4년을 다니고 문창과 대학원을 또 4년 다니면서도 자신이 글을 써서 먹고살 수 있을지 하는 의심에 시달렸답니다. 하지만 일하는 곳에서 점심식사로 받는 김밥을 한 줄 더 챙겨서 저녁으로 먹는 30대를 겪으면서도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썼더군요. 과일주스 노점상에서 일하며, 김밥을 말며, 전화 판매사원으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책을 읽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김멜라의 소설들을 무척 좋아하고 이번에 나온 에세이도 좋아서 추천드립니다. 김멜라라는 필명의 뜻이 궁금했는데 이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그렇습니다. 저는 책을 뒤쪽부터 읽습니다). 살짝 말씀드리자면 '멜라지다'라는 제주도 사투리에서 작가의 이름이 비롯되었습니다. 그 이상은 스포일러라 자제하겠습니다. 참고로 김멜라의 고향은 제주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의 연인인 온점의 고향이 제주입니다. 아, 온점의 존재는 스포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그리고 아리랑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이 책이 신간 코너에 꽂히자마자 날름 들고 와서 읽느라 다른 분들께 신간 독서 기회를 빼앗고 있군요. 얼른 읽고 반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저희 소행성 책 쓰기 워크숍 단톡방에 올려 드리려고 쓰다가 이왕 쓴 거 더 써서 다른 페친들께도 이 책을 권하자, 하는 생각에 쓰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김멜라 작가의 엉뚱함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소설가 조성기 선생의 페이스북 담벼락을 뒤지세요. 조 선생이 숭실대 정년퇴직할 때 졸업생 대표로 나와서 하는 연설(?)이 진짜 은근하게 웃깁니다. 그때는 물론 김멜라가 아니었죠. 그의 본명을 알고 싶다면, 아, 그만 쓰겠습니다. 일단 김멜라의 뛰어난 소설들을 권합니다. 그리고 이 에세이도 읽으세요. 책을 집어든 걸 후회하시지 않을 정도로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