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에피소드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 심화반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지난 주말 원고를 보내온 워크숍 멤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하다가 차라리 글로 쓰는 게 낫겠다 싶어 메모를 했습니다. 아래는 그 메모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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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엔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존재한다. 그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그릇이 '재미'와 '공감'이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로 재미와 공감을 주고 있나? 너무 뻔한 이야기로는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없다. 남들이 하지 않은, 할 수 없는 20%로 채워야 나머지 80%의 이야기가 살아난다.
예를 들어 박연준 시인은 남편인 장석주 시인에게 언제 마음을 열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니 "네 이름을 발음하는 내 입술에 몇 개의 별들이 얼음처럼 부서진다."로 시작하는 이메일을 받고 나서였다고 고백한다. 그의 스승 김사인 시인은 어느 날 전화를 걸어 "시를 빤스처럼 항상 입고 있어야 돼."라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는 본인이 직접 겪지 않으면 쓸 수 없다. 재미가 있고 뻔하지 않으며 독특한 지점에서 시작해 보편타당한 진리로 나아가고 있다.
내가 오늘 아침 하필이면 책꽂이에서 박연준 시인의 『쓰는 기분』을 꺼내 들어서 그렇지 거의 모든 좋은 책에는 이런 식의 에피소드가 넘쳐나고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만이 당신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구할 것이다.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책의 원고와 당신이 기획서에 써넣은 '경쟁 도서'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냉철하게 분석해 보라. 그리고 그 정도의 설득력과 완결성을 가지려면 어떤 이야기를 '다시' 써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라. 고민하지 않고 쓰는 글은 일기나 자술서, 반성문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쓰는 글은 이런 평면적인 글을 넘어서 보석처럼 빛이 나야 한다. 그렇게 애써서 써도 독자들은 넘어올까 말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