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한옥 집수리 3일째
골목으로 철거 쓰레기가 가득 찼다. 지난번 성북동 소행성으로 이사 올 때도 느꼈지만 집수리의 첫 관문은 엄청난 철거 폐기물과의 전쟁이다. 이런 골목에 있는 집은 쓰레기 실어나가는 게 너무 힘든 일인데 이 집은 전 주인이 쓰던 세탁기, 싱크대, 기름통까지 철거를 해야 해서 일이 더 고되다. 다행히 임정희 목수님과 다른 기술자 분들이 모두 작은집이나 한옥 공사의 베테랑들이라 마음이 놓인다.
아저씨들이 공사하는 모습을 찍다가 그제 발견한 부적이 마당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길래 털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부적 같은 걸 믿지 않지만 전에 살던 누군가는 자신과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부적을 벽에 붙였으리라. 아니면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전에 살던 사람이 미처 떼지 못하고 간 부적을 보고 “이건 뭐야?” 하고 벽지를 덧대 발랐을지도 모른다.
임정희 목수님이 중국집에서 점심을 시켜 먹을까 하길래 남희밥상에 한 번 가보라고 했더니 한 분을 시켜서 예약을 하고 오라고 했다. 늦은 아침을 먹은 나는 괜히 혼자 집 마당을 서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