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소행성 시즌2
얼마 전 새로 단골이 된 ‘성북동김밥’에 가서 김밥과 떡볶이를 먹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세탁기 안의 빨래를 꺼내 마당에 널었다. 내가 널어놓은 반바지와 티셔츠를 아내가 거둬 다시 널었다. 반바지는 조금 더 털어야 하고 티셔츠는 다른 줄에 널 곳이 있는데 내가 너무 아래쪽에 널었다는 것이다. 아내가 내가 넌 원피스도 거둬서 다른 곳에 널었다.
성준) 여보, 그건 또 왜?
혜자) 이쪽에 널려고.
성준) 내가 뭘 또 잘못했는데?
혜자) 빨래 널어놓은 위치가 마음에 안 들어.
성준) 그냥 놔둬. 그런다고 빨래가 안 마르나?
혜자) 난 그게 안 돼. 하하하.
아내는 성격이 급한 데다가 완벽주의를 추종한다. 반면에 나는 일머리가 없고 뭐든 귀찮아하는 편이다. 이런 남편과 사느라 아내도 힘이 들 것이다. 그러나 원래 커플이라는 게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 엎치락뒤치락하며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평화로운 일요일이다. 빨래는 잘 마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