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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4. 2020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울리는 소설

스티븐 킹의 <호흡법>

지금 누구와 계십니까? 크리스마스 이브지만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까지 내린 상황이니 아무래도 저처럼 집에 계실 확률이 높겠군요. 그렇다면 야음을 틈타 재밌는 소설을 한 편 소개해 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네요.  스티븐 킹의 소설집 [사계] 중 가을/겨울 편에 실린 <호흡법(The Breathing Method)>이라는 단편이 흥미롭습니다. 저는 전자책 리디북스를 통해 이 소설을 내려받아 읽었는데요, 앞부분엔 10년 넘도록 크리스마스 직전 목요일이면 249번지 스티븐스 씨 댁에 모여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며 즐기는 회원들이 나옵니다(일단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 자신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니까요). 주인인 스티븐스 씨를 비롯해 주인공 애들린을 거기 데려간 법률회사 사장 조지 워터하우스, 체격이 장대한 변호사 앤드루스, 그리고 '호흡법'이라는 무서운 이야기를 해준 의사 엠린 매케런까지 나오는데요, 중요한 건 그 집 벽난로엔 이런 명언이 붙어 있다는 거죠.


"말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야기로다."


그렇습니다. 어디서 책을 읽든 언제 어디서 영화를 보든 중요한 건 이야기가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즐거워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저는 아내와 이른 저녁을 먹고 마루에 앉아 파가니니의 요사스러운 바이올린 쿼텟을 듣고 있다가 문득 크리스마스에 읽으면 좋을 책을 하나 소개하고 싶어져 수첩을 열고 스티븐 킹 소설 읽을 때 써놨던 메모를 찾아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와중에 맞이한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어차피 색다른 크리스마스인데, 책을 읽으며 말도 안 되게 색다른 밤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이 소설은 무서운 이야기라기보다는 너무 신기해서 마침내 기괴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쪽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티븐 킹이 얼마나 스토리텔링의 귀재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이 작품 바로 전에 실린 <스탠 바이 미>(로브 라이너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고 리버 피닉스가 출연했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입니다. 물론 지금 당신 옆에 이미 와인이 있다면 와인을 마셔야죠. 맥주나 소주가 있다면 그걸 마셔야 하고요. 책은 무슨. 제가 잘못했습니다. (근데 스티븐 킹의 이 소설은 나중에라도 꼭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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