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성준 Dec 30. 2020

코로나 19 시대의 책 읽기

2020년에 읽은 책들 리뷰입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다사다난'이라는 사자성어가 자동으로 떠오르기 마련인데 올해는 코로나 19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느낌입니다. 재택근무, 화상 회의가 많아지고 커피숍이든 전시장이든 모두 문을 닫거나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 상황이라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사이가 안 좋은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겐 지옥일 테지만 누군가에겐 홀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죠. 이처럼 모든 일엔 양면성이 있나 봅니다. 경향신문 문화면을 보니 '집콕' 덕분에 책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는 반가운 기사도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준 작지만 긍정적인 선물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올해 10월 말에 첫 책을 내느라 정신이 없는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생애 첫 책을 내고 나서는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거기 응대하느라 평소보다 책을 못 읽는 어이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요. 그래도 틈틈이 손때를 묻혀왔던 책들을 책장에서 꺼내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전자책으로 내려받아 읽은 책도 적지 않더군요. 소설과 비소설, 시집 순으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올해 나온 신간도 있지만 작년 재작년부터 지금까지 반복해서 꺼내보는 책들도 포함했습니다. 한 번 읽고 마는 책보다는 제가 자주 읽는 걸 소개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사서 읽었지만 별로 마음에 들지 않거나 거론할 가치가 없지 싶은 책들은 뺐습니다. 물론 그게 무슨 책인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마지막엔 사놓고 아직 읽지 못했거나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데 아직 제 손에 들어오지 못한 책들도 몇 권 꼽아보았습니다.


_소설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황정은 [연년세세]

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테드 창 [숨]

켄 리우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보영 [당신에게 가고 있어]

김보영 [미래로 가는 사람들]

조이스 캐럴 오츠 [좀비]

최진영 [해가 지는 곳으로]

김혜진 [딸에 대하여]

한정연 [줄리아나 도쿄]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조해진 [단순한 진심]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다니자키 준이치로 [세설]

황정은 [디디의 우산]

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

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

올해의 소설을 세 권만 꼽으라고 하면 단연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황정은의 [연년세세] 그리고 김연수의 [일곱 해의 마지막]입니다. 정세랑은 좋아하는 소설가라 그가 쓴 책을 거의 다 소장하고 있을 정도인데 [시선으로부터,] 역시 유쾌하고 올바르고 거침없는 그의 글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높아져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할 정도로 기염을 토했습니다. 제가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기 위해 원작 소설을 다시 읽는 걸 보고 아내도 그 소설을 읽더니 재밌다고 하더군요. 정세랑, 짱입니다. 김연수의 [일곱 해의 마지막]은 천재 시인이자 모던 보이였던 백석이 북한에 가서 보낸 말년을 다룬 소설인데 읽는 내내 슬프고 아름답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이었습니다. [꾿빠이, 이상]에 이어 김연수의 집념과 야심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죠. 황정은 [연년세세]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었습니다. 황정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을 말겠습니다. 무조건 읽으세요. 작년 작인 [디디의 우산]도 좋고 그 책의 원작이 되었던 [웃는 남자]도 좋습니다. 아, 물론 저는 [백의 그림자] 때부터 황정은의 팬이었습니다.


외국 소설 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와 앤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었습니다. 물론 둘 다 올해 나온 책은 아닙니다만 저에게 정말 큰 감동과 위로를 준 소설들입니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후속 편 [다시, 올리브]가 지금 서점에 나와 있는데 그 책을 사놓고도 딴짓하느라 못 읽는 저의 모습을 보는 게 너무 괴로울 것 같아 서점에 갈 때마다 쳐다보기만 하고 아직 안 사고 버티고 있습니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단편소설을 이렇게 잘 쓸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집입니다. 다 훌륭하지만 특히 표제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과 <머킨>이라는 단편은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습니다. 제 책의 저자 사인회 하러 갔을 때 이 책을 권해 주신 '서촌그책방' 하영남 사장님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SF 팬들에겐 테드 창의 신작 [숨]이 나와서 기쁜 해였죠. 그런데 저는 테드 창의 작품집을 읽을 때쯤 페이스북 친구이자 문화해설가인 김광혁 님을 통해 알게 된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공교롭게도 테드 창과 마찬가지로 중국계 미국인인 켄 리우의 소설은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그의 신작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도 전자책으로 구입을 해서 읽었습니다. 역시 좋더군요. 테드 창의 소설이 창백한 지식인이  쓴 백서 같다면 켄 리우는 방송국 PD가 소설가로 전직해 서 쓴 시나리오 같은 느낌이랄까요. 김초엽의 놀라운 데뷔작은 판매량으로도 증명이 되었습니다. 다음 소설을 기다려야죠. 가장 아름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진 김보영의 소설들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정세랑이 어딘가 인터뷰에서 "조이스 캐럴 오츠는 정말 끝내주고요."라고 말한 게 생각나서 [좀비]를 여행 가는 길에 전자책으로 기차 안에서 읽었는데 최고였습니다. 이전에도 그의 추천으로 존 스칼지를 알게 되어 [노인의 전쟁] 등 신나는 SF 모험담 몇 권을 읽은 적이 있거든요. 그로테스크한 면에서는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도 엄청난 소설이었습니다. 저와 아내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 '독하다 토요일'에서 읽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고르느라 대학로 동양서림의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추천을 부탁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작품을 소개받았습니다. 이미 10쇄를 넘긴 인기 소설이더군요. 한정연의 [줄리아나 도쿄]와 윤이형의 [붕대 감기]도 그때 함께 추천을 받았습니다. 한정연의 소설도 참 좋습니다. [붕대 감기]는 며칠 전에 사는 바람에 아직 못 읽었습니다. 정말 요즘 젊은 소설가들 참 잘 씁니다. 조해진 [단순한 진심]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읽었던 것 같은데 읽는 내내 행복했던 소설들입니다.

고전 소설을 좀처럼 접하지 못하다가 김탁환 작가가 권해줬던 게 생각나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를 사서 읽었는데 굉장히 현대적이고 재미있더군요. 왜 이 책이 히피들의 바이블이 되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Born to be wild>라는 곡으로 유명한 밴드 '스테판 울프'가 이 책의 영어 번역이라는 것도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몽스북의 안지선 대표가 무슨 얘기 끝에 "출판사 다니는 친구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이 재밌다고 해요."라고 해서 지금 읽고 있습니다. 1930년대 오사카에 살던 마키오카 가문의 네 자매 이야기인데 등장인물들 이름이 모두 비슷비슷해서(유키코, 다에코, 사치코, 쓰루코) 노트에 메모를 해가며 읽고 있습니다. 혼기가 꽉 찬 유키코를 시집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가족과 그 주변인들의 얘기라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데 제가 딴짓을 하느라 꽤 더디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나왔길래 그제 서점에서 들춰보니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이 들어 있어 반가워서 샀습니다. 전에 [도쿄 기담집]에서도 <시나가와 원숭이>를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역시 원숭이 얘긴 흥미로웠으나 <위드 더 비틀스>는 좀 진부한 동어 반복 같았고 표제작인 <일인칭 단수>는 너무 습작 같더군요. 하루키는 멀쩡한 일상에 시비를 걸어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  시치미를 떼며 뭔가 비정상으로 만들어 놓고 기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소설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을 읽어보니 하루키는 시를 쓰는 데는 전혀 소질이 없더군요. 다른 단편들은 아직 안 읽었으니 이 정도로만 인상 비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_비소설


안희경 [오늘부터의 세계]

김탁환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우리가 날씨다]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정혜신 [당신이 옳다]

유희경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김정선 [열 문장 쓰는 법]

김이나 [김이나의 작사법]

강원국 백승권 [글쓰기 바이블]

강원국 [나는 말하듯 쓴다]

이민경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차무진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

마루야마 겐지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김병민 [숨은 과학]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장석주 [한 줄도 좋다, 우리 가곡]

정혜승 [힘의 역전]

정혜승 [홍보가 아니라 소통입니다]

김윤정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정성갑 [집을 쫓는 모험]

편성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를 진단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중에 [오늘부터의 세계]가 제일 좋았습니다.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등 우리 시대의 석학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요 특히 원톄쥔, 마사 누스바움, 반다나 시바 등의 통찰이 깊게 와 닿았습니다. 우리가 경제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소중한 가치들을 얼마나 많이 잃어버렸는지는 김탁환의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23년 차 소설가 김탁환이 앞만 보고 달려가던 삶을 멈추고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전남 곡성에서 우연히 농부이자 과학자인 이동현을 만납니다. 두 남자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 에세이입니다. 저의 인생 책 중 하나인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쓴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우리가 날씨다]는 유명 작가의 강력한 글을 통한 문제 제기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웅변하는 논픽션이구요.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나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는 늘 곁에 놓고 생각날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필독서'입니다. 소설가 차무진의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는 그동안 제가 소설이나 드라마를 얼마나 대충대충 읽어왔는지를 질책하는(물론 작가의 의도는 전혀 그게 아니지만) 죽비 같은 책입니다. 김병민의 [숨은 과학]을 읽으면 파티장에서 잘난 체하는 인간들을 박살 낼 수 있는 신공이 생긴다고 감히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친절하고 재미있는 과학 에세이입니다. 안우성의 [남자의 클래식]은 코로나 19 시대라서 역설적으로 위로를 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다채로운 경력은 물론 왕성한 잡식성 기록자(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을 외치는 분입니다)로만 보더라도 신비로운 정혜승 저자가 엮은 [힘의 역전]과 그의 첫 단독 저서 [홍보가 아니라 소통입니다]도 놓치지 마십시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통찰들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유유에서 나온 책들은 다 좋다'라는 아내의 말이 아니더라도 저는 이미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때부터 김정선 저자의 팬입니다. 그의 친절한 글쓰기 책 [열 문장 쓰는 법]을 권합니다. [김이나의 작사법]은 어느 분야에서든 본질은 똑같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명쾌한 책이었고 강원국의 글쓰기 책들은 막연하게 글쓰기 공포를 가진 분들에게는 샘물 같은 책이 될 겁니다. 아, 이민경의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는 제가 가진 책 중에 가장 작은 사이즈일 것 같은데 저는 이상하게 여행을 갈 때마다 이 책을 들고 갑니다. 차 안이든 숙소든 혼자 있는 시간에 다시 한번 찬찬히 읽고 싶어서요. 페미니즘에 관한 책인데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남친과 대화할 때 말싸움에서 지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는 '실용서'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논제와 해결책이 편안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 사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책이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_시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주민현 [내가 신이라면]

김개미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문정희 [지금 장미를 따라]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메리 올리버 [천 개의 아침]

올해 만난 시집 중 가장 좋았던 건 이원하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입니다. 제목부터 마음을 끌더니 시집에 들어 있는 시들이 다 좋습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좋아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시들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문정희 시인의 [지금 장미를 따라]는 보물창고 같습니다. 곁에 놓고 심란할 때 아무 데나 펴 읽으셔도 위로를 받으실 겁니다. 동네에 생긴 '책보냥'이라는 고양이 북카페에 갔다가 체 책이 있어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사장님과 친한 양익준 감독님이 부탁해서 구해놨다고 하더군요. 새로 번역한 보들레르의 시집에 카페 사장님인 김대영 작가의 그림을 사용했다고 하길래 그 책을 샀습니다. 메리 올리버 [천 개의 아침]은 그제 대학로 동양서림 2층에 있는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에 갔다가 샀던 시집이 둘 다 집에 있어서 아내에게 야단을 맞고 바꾸러 간 제게 유희경 시인이 추천해 준 책입니다. 아직 다 읽진 못했지만 영시와 번역이 한 페이지에 나란히 실려 있어서 읽는 재미가 남다른 시집입니다. 이 시집과 함께 가져온 게 김개미의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입니다. 저는 김개미의 시들도 좋아합니다.

_아직 못 읽은 책

김완 [죽은 자의 집 청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다시, 올리브]

박홍규, 박지원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윤이형 [붕대 감기]

황석영 [철도원 삼대]

강화길 [화이트 호스]

정지우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

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


김완의 [죽은 자의 집 청소]는 하도 여러 사람에게 들어서 이미 읽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럴 때를 조심해야 한다는 걸 잘 압니다. 조만간 사서 직접 읽어야지요.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부산에 있는 서점 '주책공사'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라방에서 제 책을 칭찬해 주시는 바람에 많은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분이기도 합니다. 허지웅은 너무 연예인 같아서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 [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은 안지선 대표가 좋다고 해서 마음을 바꾼 케이스입니다.

올해 말쯤 나온 책 중 가장 인상 깊은 에세이는 정성갑의 [집을 쫓는 모험]과 김윤정의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였습니다. 저는 민망하지만 그 책들 밑에 저의 첫 책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슬며시 끼워 넣고 싶습니다. 평소의 가치관은 물론 아내와의 연애, 바보 같았던 삶의 에피소드들까지 모두 털어 넣은 책이라 저로서는 거의 벌거벗은 느낌입니다. 다행히 그런 저의 모습이 그리 흉하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보디빌더나 운동선수처럼 건장한 체격은 아니지만 나름 균형 잡힌 몸매에 적당히 살집도 있어 보여 썩 나쁘지 않았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입니다. 혹시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이 연말연시에 제 책을 읽으며 새해를 맞으신다면 얼마나 뿌듯하고 기쁠까 하는 소박한 바람을 밝히며 리뷰글을 마칠까 합니다. 날이 무척 차네요.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게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섹파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