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소행성 시즌2
아내가 주물로 된 조그만 계란말이 팬을 하나 샀는데 모양이 하도 귀여워서 당장 계란후라이라도 부쳐보자고 졸랐다. 아내가 기름을 두르고 예열을 충분히 하겠다고 했으나 막상 계란을 깨서 부치니 그대로 들러붙어 버렸다. 길이 덜 들어서 그런 모양이다. '일단 이번엔 망친 걸로 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매일 계란을 부쳐보자'라고 제안을 했더니 아내가 기가 막혀한다.
성준) 오늘은 처음이라 이렇게 망치고,
매일 계란말이를 해봅시다.
혜자) 날더러 매일 계란말이를 하라고?
그래서 내가 계란말이의 장인이 되는 거야?
성준) 장모가 되든 장인이 되든!
혜자) 장인이 되자. 장모는 싫다.
나의 농담에 말려든 아내는 결국 이렇게 해서 계란말이의 장인(匠人)이 되기로 결심했다. 기대하시라. 어쩌면 인스타에 매일매일 '계란말이 팬 길들이기' 과정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밖엔 눈이 오고 팬은 탔지만 우리들은 덕분에 약간 즐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