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만해지지 말라고 아내가 붙여줬다
내가 다음 주엔 '명사의 서재'라는 코너에 서면 인터뷰를 작성해 보내야 한다고 중얼거렸더니 아내가 옆에서 콧방귀를 뀌며 '니가 명사냐?'라고 비웃었다. 아내는 내가 혹시라도 거만해질까 봐 늘 초장에 박살을 내준다.
성준) 명사의 서재에 나가게 되었는데...
혜자) 니가 명사냐?
성준) 아니요, 전 동산데요?
혜자) 농담하지 말고.
성준) 당연히 명사가 아니지.
근데 명사가 아니면 난 뭘까?
맨날 당신한테 야단을 맞으니까...
혜자) 야단사?
성준) 아니. 그건 야단치는 사람이고.
혜자) 그럼, 야단맞사...?
성준) 야단 인생사... 어때?
야단을 맞는 인생이니까
혜자) 불쌍하니까 불쌍사.
성준) 오, 불쌍사 좋네.
그렇게 해서 나의 신분은 ‘불쌍사’로 결정되었다. 앞으로 볼썽사나운 짓은 하지 말고 살라는 운명의 계시로 여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