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여정에도 있고 윤여정에도 있습니다

윤여정 선생의 수상 소감을 보고 들으며 느낀 점들

by 편성준

영화 『미나리』에 출연했던 배우 윤여정 선생이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남긴 어록들이 화제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정이삭 감독의 연출이나 시나리오보다는 한예리, 스티브 연 등 젊은 배우들의 연기에 더 감탄을 했는데요 다행히 함께 출연했던 윤여정 배우가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로 기뻤습니다. 윤여정은 수상식 내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미소와 웃음을 선사했죠.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서의 'snobbish'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침없는 입담과 탁월한 영어 구사 능력이 단숨에 그녀를 코스모폴리탄적 위치로 끌어올린 느낌입니다. 정말 멋진 일이죠. 그런데 그런 입담 말고도 존경스러운 건 스스로를 최고가 아닌 '최중'이라 얘기할 수 있는 여유와 통찰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족 대신 젊은 배우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기 위해 수상식 참가 기간 내내 후배 영화배우 한예리를 대동한 것도 너무나 존경스러운 일이었죠.


윤여정 선생은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게 아닙니다. 필모그래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김기영 감독의 컬트 영화로 데뷔를 했고 오랜 기간 배우와 탤런트 생활을 했지만 정상의 인기를 누린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여정 선생이 아카데미 상을 타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이 알아주든 말든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고 이혼이나 경제적 위기 등 수많은 난관을 헤쳐왔습니다. 흔히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죠. 우리는 왜 여행을 하는 걸까요. 여행을 하는 이유가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라는 싱거운 말도 있지만 진짜 여행의 의미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는 그 여정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인생의 답은 여정에도 있고 윤여정 선생에게도 있습니다.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그 진정성을 인정받는다는 걸 윤여정의 삶과 수상소감들이 기쁘게 증명해 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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