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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4. 2021

북토크를 하는 마음

책보냥에서 열렸던 『여보, 나 제주에서 한 달만 살다 올게』 후기

북토크를 하는 이유는 더 많은 독자에게 내 책이 닿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렸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 책을 좋아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직접 만나 그 성원이 아주 가치 없는 일은 아님을 확인해 드리고 싶은 바람도 있다. 어제 오신 분들은 이미 그런 염려나 안달을 할 필요가 없는 분들이었지만. 책이 많이 안 팔려도 좋다. 내가 쓰는 책, 아내가 쓰는 책들을 통해 함께 공감하는 사람들이 천천히 늘어날 수만 있다면 좋겠다. 어제 오신 분들 덕분에 따뜻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낸다.

어제 성북동의 고양이 전문서점 '책보냥'에서 북토크를 했다. 장소가 좁고 작아서이기도 했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없어서 선착순으로 열 명만 모셨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 오신 두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셨다. 내 책을 낸 '행성B'의 이윤희 편집장도 오셨다. 이번 북토크는 동네 사람들끼리 책방에 모여 두런두런 책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살아가는 얘기도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그랬다. 겨우 여덟 분이라고는 하지만 동네에 사는 분도 있고 도보여행가, 연극배우, 회사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되는 청년, 덕소에서 책방을 준비하고 계신 분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오셔서 나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책의 공저자인 아내 윤혜자가 내 얘기를 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남편도 그래요."라고 공감을 표하는 분 덕분에 모두들 웃었고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세 번이나 읽었다는 분도 계셨다.


이번 북토크에 오신 분들에게  선물로 고민을 많이 했던 책보냥의 김대영 대표(작가이기도 하다) 소라껍데기로 만든 냉장고 자석 장식을 마련했고 안동맥주 양준석 대표도 맥주를 보내왔다. 안동맥주 라벨엔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고양이 책방,고양이 표지 책에 어울리는 선물이었다. 제주도에서 만났던 업싸이클러 안성관 대표는 폐해녀복으로 만든 고래 꼬리 열쇠고리를  개나 보내주셨다. 우리는 북토크를 진행하면서  선물들을 오신 분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드렸다. 간단하게 싸인 행사를 했고 행사가 모두 끝났을  와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을 읽는 기분이었다."라고 예기해 주신 분은 특히 황송하고도 고마웠다.


북토크를 하는 이유는 더 많은 독자에게 내 책이 닿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렸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 책을 좋아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직접 만나 그 성원이 아주 가치 없는 일은 아님을 확인해 드리고 싶은 바람도 있다. 어제 오신 분들은 이미 그런 염려나 안달을 할 필요가 없는 분들이었지만. 책이 많이 안 팔려도 좋다. 내가 쓰는 책, 아내가 쓰는 책들을 통해 함께 공감하는 사람들이 천천히 늘어날 수만 있다면 좋겠다. 어제 오신 분들 덕분에 따뜻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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