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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Feb 26. 2022

자신이 쓴 책을 사은품으로 받은 여자

캐비초크의 사은품으로 온 책『여보, 나 제주에서 한 달만 살다 올게』

청주에서 혼자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아침마다 캐비초크라는 수프를 미지근한 물에 타서 마신다. 말하자면 아침 대용이다. 제주도에서  달간 혼자 지낼 때도 이걸 타서 마셨는데 그때 썼던 일기를 토대로 만든  『여보,  제주에서  달만 살다 올게』(행성 B) 캐비초크 얘기가   나온다. 지금 들어가 인터넷을 검색하니 '맛있는 고밀도 영양소들의  집합소! 아티초크  추출 성분을 주원료로 하여, 양배추, 마늘을 포함한 12가지의 다양한 슈퍼푸드가 우리 몸이 원하는 풍부한 섬유질을 제공합니다. 끓는 물을 사용하시면 영양소가 파괴될  있으니 반드시 따뜻한 (50 이하)이나 시원한 음료에 타서 드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그런데 우연히 이 책을 읽은 베누스타즈(캐비초크 메이커) 대표께서 출판사에 연락해 책을 500권이나 사서 캐비초크 구매자들에게 사은품으로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책에 자신의 제품이 몇 번이나 언급되니 홍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캐비초크 충성 구매자인 아내가 그 책을 선물로 받고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책의 공저자인 아내는 "내 책을 사은품으로 받으니 기분이 이상하다."라고 했고 출판사 편집장님도 내게 전화를 걸어와 "책의 운명은 알 수가 없어요."라며 웃었다. 출판사가 작아 별 프로모션도 하지 못했고 책이 그대로 잊히는 모양이다 생각하며 내심 섭섭해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인생은 알 수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긴장하고 살아야겠...... 아니다, 회사 다니면서 긴장하고 살라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지겹다. 그냥 뭐 어떻게 되겠지, 하고 넋 놓고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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