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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에 담긴 수백 수천명의 사랑

진정성과 상업성의 균형이 필요한 공연계 (2023.11)

by 망고수니


150분이라는 시간 동안, 수백수천 명의 뜨거운 사랑이 모이는 곳을 아시나요? 바로 콘서트 현장인데요, 최근 공연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다고 평가받는 콘서트가 있습니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전국투어 ‘IM HERO’ 콘서트에서는 그동안 공연계에서 보기 힘들었던 세심한 배려와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광판의 압도적인 크기와 개수, 편안한 좌석 방석, 대규모 스탭 인력, 안락한 보호자 대기 구역의 마련 등의 진행은 팬들뿐만 아니라 타 팬덤 사이에서도 호응을 받으며 SNS로 확산되었죠.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나머지 음지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래되는 암표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만 원에 제시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것이 요즘 자녀들 사이의 ‘효도’로 불린다고도 하네요.




IMG_6250.PNG?type=w1 출처: 물고기뮤직



임영웅 콘서트는 단순히 공연이 아닌, 팬덤 기반의 경제 활동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콘서트뿐만 아니라 임영웅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나 광고 제품의 매출은 급상승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죠. ‘팬덤 이코노미’란 팬덤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을 뜻합니다. 과거에 단순히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는 공동체였던 팬덤은, 이제 문화 콘텐츠 소비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임영웅 콘서트에서 팬덤 이코노미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팬덤 평균 연령대가 40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경제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아티스트의 진정성이 ‘돈 쓸 맛’ 나게 해준다며 매우 큰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한편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로 형성된 ‘아이돌 팬덤‘의 상황은 어떨까요?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다양한 아이돌 콘서트가 개최되고 있지만 반가움도 잠시, 팬들은 ‘높은 티켓 가격’에 울상입니다. 기존 10만원 초반대에 책정되었던 콘서트 티켓 가격이 아이돌 콘서트를 중심으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에 개최된 하이브 산하의 아이돌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월드투어 콘서트의 티켓은 vip석 19만 원대, 일반석 15만 원대에 판매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아이돌 콘서트의 티켓 금액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어린 팬들의 부담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가볍게 접하려는 목적으로 공연을 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IMG_6251.PNG?type=w1 출처: 하이브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만나기 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찾은 공연장, 공연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것만큼 속상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팬들은 즐거움을 위해 찾은 바로 그 곳에서 상업성과 진정성의 괴리를 크게 느끼기도 합니다. 매서운 눈빛으로 촬영을 감시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팬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스탭의 태도는 지속적으로 문제시되어왔습니다. 기분 좋게 공연을 관람하러 온 팬들은 지속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이는 스탭의 친절과 세심함으로 주목받았던 임영웅 콘서트의 상황과는 대조적입니다.


최근 토스의 유튜브 채널에 세븐틴의 학생 팬 크리에이터가 출연해 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의장님! 지금 학생 상대로 뭐 하는 겁니까?” 팬덤 경제를 탐구하자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콘텐츠에서, 아이돌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 학생 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받았죠. 점점 비싸지는 티켓과 굿즈 가격에 대한 비판과 함께, 덕질과 저축을 위한 ‘토스 덕질통장’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IMG_6252.JPG?type=w1 출처: 토스 공식 유튜브



만 18세 미만의 팬들은 특정 기준을 세우고 덕질 통장에 저금해서 덕질 자금을 마련한다고 하네요. 토스에서 이러한 콘텐츠를 발행한 것도 팬들이 만들어가는 산업인 ‘팬더스트리(Fan+Industry)' 문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안정적인 경제력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1020가 K-POP 시장의 메인 타깃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점 진정성 있는 진행을 보여준 임영웅 콘서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6월, 한화증권은 엔터 업종에 대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지금의 24배 정도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사실 다른 시장보다도 엔터 시장에서는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합니다. 모든 팬이 같은 구매력을 갖고 있지 않고, 만족감에 비례하여 지출을 한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죠.


한달에 한번씩 공연을 다니는 에디터는 콘서트의 매끄러운 진행, 기념하고 싶은 포토존 등에서 만족감을 느끼곤 합니다. 팬들은 그렇게 엄청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 거창하진 않더라도 기본적인 진정성을 원하는 것이죠. 엔터 산업의 과제는, 지속적으로 팬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상업성과 진정성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아닐까요?








1) 기획의도

해당 글은 대학생 광고마케팅 잡지인 '콤마매거진'의 온라인 코너 'Editor's Pick'에서 소개되었다. 에디터스픽은 최근 이슈에 관한 콤마 에디터의 생각을 자유롭게 담아 매주 발행하는 코너이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화제가 된 임영웅 콘서트를 중심으로 팬덤 경제와 공연 문화의 변화를 조명하고자 했다. 특히, 팬더스트리(Fan+Industry)라는 키워드를 통해 '진정성과 상업성의 균형'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며, 아이돌 팬덤과의 대비를 통해 다양한 시사점을 담아냈다.

2) 타깃독자

'콤마매거진'의 주 독자층인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콘서트와 팬덤 활동에 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화와 관련된 사회적 흐름에 민감하다. 따라서 임영웅 콘서트를 비롯한 대중문화 트렌드를 분석하며, 팬더스트리라는 새로운 산업적 관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3) 자료 수집

임영웅 콘서트 사례 분석: SNS 및 언론 보도를 통해 임영웅 콘서트가 선사한 진정성 있는 진행과 팬 서비스를 수집했다. 팬덤 평균 연령대와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팬덤 이코노미의 성공 사례를 정리했다.

아이돌 콘서트 비교 사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월드투어 등 아이돌 공연의 티켓 가격 상승, 팬들의 불만 사례를 조사해 대조적인 시사점을 제공했다.

산업 트렌드 및 데이터 활용: 한화증권의 엔터 업종 성장 가능성 보고서(24배 성장 예측)와 토스 유튜브 콘텐츠(학생 팬 크리에이터 사례)를 활용해 팬더스트리 문화를 심화적으로 다뤘다.

직접 경험 반영: 매달 공연을 관람하는 고관여 소비자로서 콘서트 진행, 스탭 태도, 티켓 가격 등의 요소를 직접 경험하며 글에 설득력을 더했다.

4) 글의 방향성 및 보완점

진정성과 상업성의 균형이라는 주제를 통해 팬덤 경제의 긍정적 사례와 개선이 필요한 점을 모두 제시했다. 임영웅 콘서트와 아이돌 팬덤 사례의 대조를 통해 독자에게 흥미와 공감을 동시에 제공하고자 했다. 다만 팬더스트리에 대한 개념 설명과 엔터 산업 데이터의 세부적 근거를 더욱 풍부하게 다뤘다면 글의 설득력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또한, 고관여 소비자의 경험 외에도 다양한 독자의 시선을 반영해 폭넓은 공감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에디터스픽의 이번 주제는 단순한 트렌드 해석을 넘어, 팬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요구되는 진정성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콤마매거진 23 겨울호 수록 - [Editor's Pick] 150분에 담긴 사랑



최초 업로드: https://brunch.co.kr/@a43bf68031234a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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