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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150분에 담긴 사랑

진정성과 상업성의 균형이 필요한 공연계

by COMMA MAGAZINE


150분이라는 시간 동안, 수백수천 명의 뜨거운 사랑이 모이는 곳을 아시나요? 바로 콘서트 현장인데요, 최근 공연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다고 평가받는 콘서트가 있습니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전국투어 ‘IM HERO’ 콘서트에서는 그동안 공연계에서 보기 힘들었던 세심한 배려와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광판의 압도적인 크기와 개수, 편안한 좌석 방석, 대규모 스탭 인력, 안락한 보호자 대기 구역의 마련 등의 진행은 팬들뿐만 아니라 타 팬덤 사이에서도 호응을 받으며 SNS로 확산되었죠.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나머지 음지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래되는 암표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만 원에 제시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것이 요즘 자녀들 사이의 ‘효도’로 불린다고도 하네요.


임영웅 1.jpg 출처: 물고기 뮤직


임영웅 콘서트는 단순히 공연이 아닌, 팬덤 기반의 경제 활동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콘서트뿐만 아니라 임영웅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나 광고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죠. ‘팬덤 이코노미’란 팬덤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을 뜻합니다. 과거에 단순히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는 공동체였던 팬덤은, 이제 문화 콘텐츠 소비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임영웅 콘서트에서 팬덤 이코노미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팬덤 평균 연령대가 40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경제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아티스트의 진정성이 ‘돈 쓸 맛’ 나게 해준다며 매우 큰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출처: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한편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로 형성된 ‘아이돌 팬덤‘의 상황은 어떨까요?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다양한 아이돌 콘서트가 개최되고 있지만 반가움도 잠시, 팬들은 ‘높은 티켓 가격’에 울상입니다. 기존 10만원 초반대에 책정되었던 콘서트 티켓 가격이 아이돌 콘서트를 중심으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에 개최된 하이브 산하의 아이돌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월드투어 콘서트의 티켓은 vip석 19만 원대, 일반석 15만 원대에 판매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아이돌 콘서트의 티켓 금액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어린 팬들의 부담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가볍게 접하려는 목적으로 공연을 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만나기 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찾은 공연장, 공연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것만큼 속상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팬들은 즐거움을 위해 찾은 바로 그 곳에서 상업성과 진정성의 괴리를 크게 느끼기도 합니다. 매서운 눈빛으로 촬영을 감시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팬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스탭의 태도는 지속적으로 문제시되어왔습니다. 기분 좋게 공연을 관람하러 온 팬들은 지속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이는 스탭의 친절과 세심함으로 주목받았던 임영웅 콘서트의 상황과는 대조적입니다.



출처: 토스 공식 유튜브


최근 토스의 유튜브 채널에 세븐틴의 학생 팬 크리에이터가 출연해 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의장님! 지금 학생 상대로 뭐 하는 겁니까?” 팬덤 경제를 탐구하자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콘텐츠에서, 아이돌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 학생 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많은 공감을 받았죠. 점점 비싸지는 티켓과 굿즈 가격에 대한 비판과 함께, 덕질과 저축을 위한 ‘토스 덕질통장’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만 18세 미만의 팬들이 특정 기준을 세우고 덕질 통장에 저금해서 덕질 자금을 마련한다고 하네요. 토스에서 이러한 콘텐츠를 발행한 것도 팬들이 만들어가는 산업인 ‘팬더스트리(Fan+Industry)' 문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안정적인 경제력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1020가 K-POP 시장의 메인 타깃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점 진정성 있는 진행을 보여준 임영웅 콘서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6월, 한화증권은 엔터 업종에 대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지금의 24배 정도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사실 다른 시장보다도 엔터 시장에서는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합니다. 모든 팬이 같은 구매력을 갖고 있지 않고, 만족감에 비례하여 지출을 한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죠.


한달에 한번씩 공연을 다니는 에디터는 콘서트의 매끄러운 진행, 기념하고 싶은 포토존 등에서 만족감을 느끼곤 합니다. 팬들은 그렇게 엄청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 거창하진 않더라도 기본적인 진정성을 원하는 것이죠. 엔터 산업의 과제는, 지속적으로 팬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상업성과 진정성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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