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옆에 점이 하나 있었다.
꽤 눈에 띄는 점이었는데
지금은 빼서 없는 점이 하나 있었다.
고등학교 때 점의 위치에 따른 관상 글을 종종 찾아서 읽었다.
나는 왜 매력점이 아닌 눈 옆에 이런 점이 있을까 하고
근데 한 글에서 내 점의 위치가 딱
평생에 운명의 남자 1명을 아주 잘 만날 거라는 관상이라고 했다.
친구에게 말하니
그 남자 이미 지나간 거 아니냐며 웃었다.
참 간사한 게
점을 뺀 지금도 그때의 관상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있었다.
왜 결혼을 결심했을까.
그때 그 관상의 대상이 지금 이 사람일 거라는
막연한 느낌이 7년 동안 있었다.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낮은 날
귀하게 여겨주고 아껴주는 사람
남들에게 무시받는 느낌을 끔찍이 싫어하는데
내게 한 번도 그런 느낌, 착각(?)을 주지 않은 사람
사람 사이의 흐름과 기류에 예민해서
가족 말고는 만나는 걸 피곤해하는
내 경계심을 가볍게 무너뜨리는 사람
그냥 툭툭 던지는 말이 지금도 웃기고 따뜻한 사람
지금도 무섭긴 하다.
연애와 결혼은 분명 다른 이야기니까.
혹시나 지금의 기분으로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사람이라면 내 인생의 방점을 찍어도
스스로 부끄럽거나 후회되지 않을 것 같아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이 해피엔딩이 될 수 없지만
지금 헤어지지 않을 거라면 어느 정도 관계의 변화가 필요했던 것
그리고 왠지 내 아기도 잘 볼 것 같았고 :)
번복할 수 있지만
이 사람을 좀 더 오래 두고 보고 싶은 마음에
내 인생의 여정에서 내린 결정.
그게 내 인생에 있어 결혼의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