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은 '좋은 칭찬을 한번 들으면 두 달은 넉넉히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맞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하며 아이들은 칭찬을 양분삼아 자라난다.
호된 질책보다 한 번의 부드러운 칭찬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지친 삶에 작은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나의 존재를 타인에게 인정받는 일은 언제나 기쁘고 기껍다.
칭찬의 힘으로 나도 몰랐던 나의 장점을 알게 되고, 잘하는 것은 더욱 잘하게 된다. 칭찬을 받는 데 싫다고 인상을 쓰는 일은 좀처럼 없다.
누구나 칭찬을 원하고 칭찬이 주는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칭찬 받기 좋아하는 사람이고 칭찬을 들으면 없던 힘도 생겨 능력 밖의 일을 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고민은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다.
'오늘 입은 옷이 참 잘어울린다.',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부럽다'와 같은 칭찬 앞에서, 기쁜 속마음과 동시에 부끄러움이 고개를 들었던 것이다.
더욱이 내가 예상치 못한 칭찬 앞에서는 무방비 상태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칭찬에 대한 나의 반응이 어떠해야 하는 것인가'하는 문제는 오래도록 나를 짓눌렀다.
칭찬에 대해 나의 반응은 주로 이랬다.
첫째, 지나친 겸손과 변명.
다른 사람들의 시기나 미움을 받지 않으려면 튀지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내면화하고 자란 사람으로서, 나는 타인의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불편했다.
그럴때면, 나는 사실 그런 칭찬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기를 쓰고 증명하려고 했는데, 예컨대 내가 지금 칭찬을 들을 수 있는 건 단순한 '운' 덕분이었다거나, 다른 사람이 가진 능력에 비해 내가 가진 능력은 별거 아니라는 식이었다.
둘째, 기브앤테이크. 지나친 겸손을 떤 후에 밟았던 코스는 '칭찬 돌려주기' 였다.
예를 들어, '오늘 입은 옷이 참 잘어울린다.'와 같은 칭찬을 들으면 '네가 입으면 더 잘어울릴거야. 너는 피부가 나보다 더 하야니까, 너는 나보다 더 날씬하니까' 와 같은 말을 덧붙이는 식이었다.
그렇게 칭찬을 돌려주지 않고서는 가시가 목에 박혀 있는 것처럼 내내 불편했다.
그러나 문득, 나의 이런 '칭찬받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부나 아첨을 하려는 마음으로 하는 칭찬이 아니라면, 상대의 말은 보통 마음에서 우러난 것일 텐데, 그렇다면 나의 지나친 겸손이나 받은만큼 돌려주는 행위는 상대방의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척이나 못난 태도'였다.
만약 호의를 보이고 싶은 상대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그 상대가 고맙다,는 말 대신 자신은 이런 걸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는 것을 항변하며 선물을 거절하거나, 혹은 그 선물에 감동할 겨를도 없이 받은 선물과 똑같은 선물을 턱 내밀면 그건 진짜 무례한 행동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에 대한 내 반응은, 칭찬으로 호의를 보인 사람을 민망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었다.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지 못하는 태도는 '나조차 나를 믿지 못하는 무의식'을 증명할 뿐이다.
칭찬을 들으면 그냥 '정말?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라고 감사히 받으면 그만이다.
촌스럽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둥, 네가 나보다 더 낫다는 둥 변명을 늘어놓을 이유가 하등 없다.
그런 반응은 칭찬을 한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하고 자신을 좀더 소중히 여기는 태도이기도 하다.
칭찬을 하는 일 못지않게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
칭찬을 하는 방법과 칭찬을 받는 방법이 적당히 맞물리는 지점, 그곳에서 비로소 칭찬의 진짜 힘이 발휘된다.
칭찬 잘하고 잘받는 센스있는 하루가 되시길 :)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