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요가 일기

인도 리시케시 마지막 날

인도 리시케시 TTC 이야기

by Mango


해피 디왈리


오늘은 인도 최대의 명절인 디왈리 페스티벌의 날이다. 어제는 모처럼 오전 수업 후에 명절 전날을 즐기는 쉬는 시간이 주어져서 점심을 갠지스강이 보이는 카페에서 먹고 갠지스강 산책에 나섰다. 출렁거리는 긴 다리의 난간에서 몸의 중심을 잡고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원숭이들을 바라보며 접시에 한가득한 야채와 버섯 스테이크를 썰었다.


저먼 베이커리의 특식 야채 스테이크


디왈리는 힌두 달력 여덟 번째 달(Kārtika, 카르티카) 초승달이 뜨는 날에 집과 사원 등에 등불을 밝히고 힌두교의 신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전통 축제이다. 힌두교인들에게 디왈리는 새로운 해의 시작이기에 사람들은 집이나 가게를 단장하고 락슈미 여신을 환영하기 위해 화려한 전통 문양의 바닥 장식 랑골리(Rangoli)를 집 안팎에 그려놓는다. 밤새 등불을 밝히며 집 안 곳곳에 쌀가루와 빨간 가루를 이용해 발자국을 남긴다. 새 옷을 마련해 입고 가족,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신들을 향해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트려 올린다.



그리하여 나도 요가 선생님 집에 초대받아 선생님과 어머니 그리고 친구 두 명과 함께 디왈리 축제를 보냈다. 요가 선생님은 남자이지만 외모를 가꾸는 것을 좋아해서 보통 디왈리 선물로 가져가는 스위트나 견과류 대신 머리카락이 덜 빠지게 하는 헤어 오일과 스킨로션을 사서 선물로 드렸다. 함께 디왈리 기도 의식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디왈리 특별식을 먹고 폭죽이 터지는 것을 구경하였다. 그리고 폭죽을 뚫고 스쿠터를 타고 늦은 밤에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요가원에 가니 선생님께서 디왈리 축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디왈리 축제는 빛을 마음 안에 간직하는 축제라고. 그 빛을 간직하며 한해를 새롭고 풍요롭게 보내는 의미로 몸과 마음을 씻고 집안의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괜히 새 옷을 사서 꽃단장을 하고 갔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지는 시간이었다.


드디어 인도 요가 TTC 코스를 마치는 날이 되었다. 마지막 새벽 요가 ( 골반 여는 수업이라 새벽부터 힘들었고, 아직까지도 피로가 풀리지 않음 ^^; )를 하고 오후에 자격증을 받는 시간 전에 갠지스강을 찾았다. 마지막 요가 시간이어서 섭섭하였지만 하루에 열 시간이 넘는 수업을 따라가느라 힘이 많이 들기도 하였고, 곧 만날 보드가야의 시골 풍경과 친구들이 그립기도 하여서 특별히 아쉽고 슬픈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난 며칠 전부터 몸이 조금 좋지 않아 갠지스강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일본 친구인 ‘아이’는 ( 이름이 ‘아이’이다.) 꼭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고 싶어 했다. 문득 나의 첫 인도 여행에서 만났던 바라나시에서의 갠지스강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이클 릭샤를 타고 혼잡한 거리를 가고 가다가 마주쳤던 푸르른 갠지스강. 끝이 없이 보일 정도로 거대해 보였고 한없이 깨끗해 보였던 그 강렬했던 기억이 말이다. 새삼 아이의 마음이 이해가 가서 그녀의 가방을 내 어깨에 메고 갠지스강으로 인도하였다. 아이는 인도인들이 하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머리까지 세 번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의식을 치렀다. 그리고 나는 아이의 머리에 살짝 손을 대고 선언하였다.


“너는 이제 다시 태어났다. 너의 앞에는 이제부터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니... 하리 옴~”


순진한 아이는 합장을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고맙다고 한다. 안 그래도 모델 일을 하는 예쁜 아이는 이 날따라 갠지스강 물로 몸을 씻은 탓인지 더 초롱해 보였다.



드디어 서티피케이션 ( 요가 자격증 )을 받는 시간이 다가왔고 조촐하게 의식을 치렀다. 모두들 코를 훔치며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마침 휴지를 사들고 왔던 나는 친구들에게 두루마리 휴지를 건넸더니 까르르 웃음이 번졌다. 요가 선생님께서는 모두에게 우드락샤 열매로 만든 말라 ( 목걸이 )를 선물로 주셨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소중히 말라를 목에 걸고 있다. 요가원에서 마련해 준 야채 파코라 (튀김)와 아유르베다 티를 한잔씩 하고는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렇게 헤어졌다.



다음날 아이와 나는 갠지스강이 보이는 오피스 카페에서 망고 사모사 튀김에 망고 주스와 소이 라테를 마시고 헤어질 준비를 하였다. 아이는 2주가량 리시케시에 더 머무를 예정이고 나는 카페 일을 하러 보드가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숙소에서 헤어질 줄 알았던 아이는 의리가 있는 친구여서 갠지스 강을 건너 차를 타는 곳까지 따라왔다. 경찰이 길을 지키고 있는 혼잡한 거리에서 재빠르게 릭샤를 잡고는 가벼운 포옹으로 아이와 헤어져 나는 버스를 타고 하리드와르 역에 도착하여 그날 밤 델리에 도착하였다.


카페 오피스의 망고 사모사


델리에서 하룻밤을 자고 앞으로 인도 보드가야에서의 카페 일에 필요한 초콜릿과 코코아 가루, 아몬드 가루를 사고는 시장에서 맛있는 이들리 바다 삼바를 시켰다. 오통통한 ‘이들리 바다’를 한 접시 시켜 뜨거운 삼바( 푹 끓인 야채 소스 )와 코코넛 처트니( 소스 )에 찍어 먹으니 감탄이 절로 나는 맛이다. 우리나라의 발효시켜 만든 쌀떡이라 할 수 있는 이들리를 튀겨 만든 ‘이들리 바다’를 숟가락으로 가르니 김이 한가득 나온다.


하리드와르역의 시바 동상과 오동통한 이들리 바다




저는 지금 보드가야로 내려와 아직은 한산한 카페 일을 하고 있어요. 커피를 내리고 곧 만들어야 할 케이크 재료 ( 밀가루, 버터, 시럽 등....)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평소처럼 아침에는 오트 포리지를 먹고 다시 만난 강아지 친구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요가 코스를 마치고 난 이후라서 아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스스로 많이 단단해졌음에 놀라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요가의 힘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저는 요가 여행을 만들고 있습니다. 더 단단해지고 평화로운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서요!


*이 글은 2019년 10월에 참여한 인도 리시케시 요가 자격증 코스를 밟으며 썼던 일기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