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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그로브 Mangrove May 24. 2023

신선한 활기와 재밌는 개성으로 빛나는 도시, 서울!

매거진 아트디렉터 Taro Kambe 인터뷰

<Popeye> Seoul Issue with Mangrove

<뽀빠이 Popeye> 매거진은 1976년 일본 출판사 매거진 하우스에서 창간한 매거진으로
‘Magazine for City Boys’라는 슬로건과 함께 40년 넘게 일본의 패션, 라이프스타일을

이끌고 있는 잡지입니다. 

패션을 비롯한 서브컬처, 여행과 도시, 음식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며 

특유의 감성과 스타일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봄기운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할 무렵, 뽀빠이 편집부가 ‘서울’ 특집호 취재를 위해
맹그로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여행차 맹그로브 동대문에 머물렀던 에디터 아유미 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서울호 취재의 거점을 맹그로브로 정하게 되었죠.

아트디렉터, 에디터,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등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신을 이끌고 있는
뽀빠이 팀 전체가 맹그로브에 머물며 2주간의 숨 가쁜 서울 탐방을 마쳤습니다.
서울 도심의 편리한 위치, 감각적이고 효율적인 공간들, 커뮤니티 팀의 친절한 환대를
꼽으며 맹그로브에서의 경험에 대해 많은 칭찬과 감사를 전해 왔습니다.

다가오는 6월 뽀빠이의 시선으로 새로운 옷을 입을 도시, 서울과 맹그로브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뽀빠이> 매거진의 총괄 아트 디렉터, 타로 감베 씨를 만났습니다.


Taro Kambe
@yes_nattybumppo

<뽀빠이> 매거진 편집부의 아트 디렉터로, 2013년 뽀빠이의 디자이너로 시작해
2020년 아트 디렉터로 팀에 합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회사
PRETEND Prints & Co.’를 운영하며 광고 등 다양한 일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Q. ‘서울’ 특집호 준비를 앞두고 <뽀빠이> 편집팀이 한국에 왔어요. 한 호의 전체 이슈로 다룰만하다고 판단한 도시 서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서울은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엔터테인먼트, 음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밌는 개성이 느껴지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Q. 맹그로브는 최근 일본인 멤버와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맹그로브를 직접 방문해 보니 어떤가요?

공간이 굉장히 선진적이고 세련되었다고 느꼈어요. 채널 톡 같은 채팅 플랫폼을 통해 데스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편리하게 느껴지고요. 회의나 미팅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어 이번 프로젝트처럼 팀이 함께 움직일 때 굉장히 편리할 것 같아요. 개인실도 매우 콤팩트하게 구성되어 있어 편안하게 묵고 있습니다. 


Q. <뽀빠이>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브컬처를 다루는 잡지예요. 일본은 특히 그런 독창성 하나하나를 진지한 태도로 다루는 멋진 문화를 지닌 것 같아요. 요즘 눈여겨보는 컬처 신이 있나요?

최근 개인적으로는 한국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뉴진스 등의 케이팝 아티스트뿐 아니라 패키지, 굿즈, 그래픽, 서적 등 다양한 디자인물을 눈여겨보고 있죠. 이런 디자인물을 실제로 제작하는 회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신생 기업들이 이런 제품들을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생겨난지 얼마 안 된 소규모의 기업들이 큰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진행까지 한다는 점이 신선했어요. 일본의 경우 기존의 정해진 큰 시스템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운 측면이 있거든요.

한국은 그런 면에서 도전이 가능한 것 같아요. 일본의 경우 구조적으로 견고하게 체계가 잡혀있다 보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힘든 환경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보수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과 일본의 영화 포스터만 비교해 보더라도 그런 차이를 많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예민한 감각과 민첩한 직감을 지녀야 하는 <뽀빠이>의 아트디렉터로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있나요? 

네덜란드 디자이너 Jopvan Bennekom(@jopvanbennekom)을 좋아하는데요. 매거진 <Fantastic Man>, <The Gentlewoman>, <BUTT> 등을 편집 디자인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직접 잡지를 만들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도 2020년에 골프 잡지를 발행하게 되면서, 이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한 시선과 일을 하는 방식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Q. 일상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얻나요?

책이나 잡지를 많이 구입하는 편이에요. 비주얼적으로 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많이 읽기도 하죠. 특정 작가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요. 읽다만 책들도 정말 많아요. 집 소파에도, 차 안에도, 회사에도 읽다만 책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식이죠. 일부러 시간을 내 집중해서 읽는다기보다 각각의 장소에서 짬을 내 조금씩 읽는 편이에요.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 읽기도 하고, 요즘은 오디오 북으로 조깅하며 책을 듣기도 해요.



Q. 맹그로브는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집’이라는 슬로건을 지녔어요. 자기다운 관점과 생각, 스타일을 길러내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한 마디로 말하면 흉내 내기인 것 같아요. 전체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기존에 만들어진 것을 참고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해요. 실제로 제 회사 이름도 ‘~인 척하다’라는 뜻의 ‘PRETEND’이기도 하죠. (웃음)

음악에 있어서도 샘플링 기법에 관심이 많아요. 실제로 이런 관점에서 ‘dublab’이라는 세컨드 핸드 숍에서 기획한 흥미로운 서비스가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일정 금액의 레코드를 구매하면, 구매한 레코드 안에서 샘플링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레코드를 만들 수 있어요. 개인이 재편집한 레코드는 공유 재산의 개념으로 다시 그 숍에 환원되어 또 다른 레코드의 재료가 되죠.

이런 것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Creative Commons라고 칭하는데요. 아이디어를 셰어해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순환이 이어진다는 개념이 흥미로워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 자기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있다기보다는 우리 모두 이렇게 돌고 도는 크리에이티브의 순환 속에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잦은 취재로 리모트 워커의 생활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맹그로브도 두 개의 스테이 지점에 이어, 최근 고성에 워크앤스테이 지점을 새롭게 열었는데요. 리모트 워커와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공간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무엇이든 가능하니까, 충전기와 와이파이가 필수 조건 아닐까요. 저는 최대한 빈손으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지난주 서울에 도착해 지하철에서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어요.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일본의 주민등록증인 마이 넘버 카드, 현금까지 모두 분실했죠. 동료에게 돈을 빌려 생활하고 있는 신세지만, 그나마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충전기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되는 리모트 워킹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네요. (웃음)



Q. 다양한 도시,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는 일이 잦을 것 같아요. 잠시 머무르는 공간에서도 자기만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루틴 같은 것이 있나요?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면 가장 먼저 트렁크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꺼내 방에 배치해요. 트렁크에서 바로바로 꺼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조금 번거롭더라도 옷가지, 소지품을 모두 꺼내 정리하죠. 낯선 공간에서도 실제 제 방에서 생활하는 감각으로 지낼 수 있어 좋아요. 



글 | 신다보미
통역 | 최범준
사진 | 최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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