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산지 벌써 1년 반.
밤 11시. 폭죽이 터진다. 무슨 날인가 싶어서 달력을 봐도 특별한 날은 아니다. 하지만 이 오밤중에 밖에서 폭죽은 터지고 있다. 가까운 곳은 아니겠지만 터지는 소리가 명쾌하게 들려서 집 앞인지 오해했다. 저 멀리 폭죽 불꽃이 보인다. 무엇을 축하하고 있는 것일까. 저 폭죽은 얼마짜리일까. 나도 폭죽을 터뜨릴 수 있을까. 주변에서 신고는 안 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3분 정도 터지던 폭죽은 이내 다 써버렸는지 잠잠해졌다.
출근길. 횡단보드 앞에서 차들이 오간다. 직진 차로가 먼저고 좌회전. 그리고 우회전이 원칙이다. 만약 사고가 난다면 책임소재는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직진. 좌회전. 우회전. 그런데 지금 풍경을 보고 있자니 내가 법을 잘못 알고 있나 싶다. 좌회전도 우회전도 직진도 순서가 없다. 달려오던 차량도 끼어드는 우회전에 잠시 멈춘다. 십중팔구 클락션이 울릴 법도 한데 잠시 멈췄다가 제 갈길을 간다.
택시를 탄 적이 있다. 고가 도로를 올라 교회를 가는 길이었는데 고가 도로에 정체되었다. 정체될 시간이 아닌데 왜 이리 차들이 못 가고 있을까 싶었을 때 교차로에서 그 원인을 발견했다. 우측으로 빠졌어야 되는 차량이 빠져나가지 못했나 보다. 후진하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그 차량을 보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중국말이라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저 바보. 못 나가서 다시 돌아가고 있네.'라고 하는듯했다.
밤 11시에 폭죽. 우회전 차량의 무리한 끼어듦. 길을 잘 못 든 차량의 후진.
화가 날 상황이 아닌가. 법을 어기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닌가.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져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지 않았는가. 명명백백 화를 내도 무방한 사안들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 나도 화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옛날의 나는 왜 그리 화가 났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