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업 중에 가장 많은 사기를 당하는 두 가지 직업이 목사와 교사라고 합니다. 세상물정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겠지만 저는 꽤나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는 탁월한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교회와 학교라는 세상에서만 살다 보니 세상의 달고 쓴맛을 경험해보지 못한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니 곧 은퇴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교사 은퇴 후의 삶'과 같은 연수가 따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요즘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 제가 참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알아야 하는 것, 알고 싶은 것, 놀라운 것들이 천지인데 이 나이 먹도록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후회와 자괴감이 조금 들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이 부족하지요. 전공분야 공부하고 수업자료 만들고 아이들 상담하고 학교생활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만한 시간이 없다고 이유를 찾아보지만 그럼에도 위로가 되진 않습니다.
배우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보면 끝이 없습니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하는지, 세상의 시스템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제가 서 있는 교실 밖의 세계는 제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움직이고 있을 텐데, 저는 그 작동 원리를 너무 모릅니다.
가끔 뉴스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얼마나 좁은 세계에서 살아왔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물론 교육이라는 일도 중요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의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세상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사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젊을 때는 내가 알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모르는 것의 크기가 점점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조금 초라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봅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알아가면 된다고. 다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먼저 배워야 할지 조금 막막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