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은 아이들의 용돈을 매번 챙겨주셨습니다. 한 달에 2만 원씩. 그런 이유 때문에 아이들은 처가댁을 가기도 했습니다. 중국에 오게 되어 장인어른은 2년 치를 한 번에 계산하셔서 48만 원을 봉투에 담아서 나에게 주셨다고 합니다.(아이들의 주장) 하지만 나는 받은 적이 없고 장인어른 또한 그렇게 돈을 주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내 주장) 결국 이 문제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첫째 녀석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농담을 했습니다.
"이게 바로 탈세라는 것인가. 횡령이라는 것인가."
기분이 나빴다기보다 돈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교회를 다녀와서 자리에 앉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또 이야기라고 해도 아버지의 잔소리였지만요...
결국 아들의 요지는 현재 삶이 풍족하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받는 용돈에 비해 자신이 받는 것은 적으며 친구들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 부럽고 또 살 수 있는 능력이 부럽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아들에게 풍족함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행복은 소유에서 오지 않는다. 돈에 대한 만족은 끝이 없다 와 같은 조언들은 귀등에도 닿지 못했습니다. 슬슬 이야기가 길어진다고 생각했는지 아들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사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무엇을 보여줬어야 했겠죠. 아버지로서 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기회였습니다. 결국 아들도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그것을 깨닫기 전까지 꽤나 오랫동안 열등감과 불안함을 갖고 살아가기 될 것이 조금 염려스러웠습니다.
아들아. 너는 가난하지 않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