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형과 대화를 나누다 요즘 한국은 동덕여대로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끔 소식을 듣긴 했는데 제가 체감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모습입니다. 타임라인과 여러 가지 인터뷰를 보면서 사실 우려했던 부분이 사회에 나타났구나 싶었습니다.
여성 그리고 페미니즘을 논외로 하고 저는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일으킨 이번 사태가 참 걱정스러운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책임은 없고 권리만 있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보여준 사례니까요. 제가 보고 가르쳤던 세대가 지금의 대학생들이 되었습니다.
중학교에서 급식이 맛이 없다며 급식판을 엎고, 자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교장실에 들어가며, 입에서 담배연기가 나오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아이들.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학생들에게 책임이란 필요 없는 단어가 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권리는 이야기하되 책임은 질 필요가 없는 교육현장이었습니다.
역사를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그런 부탁을 했습니다.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라고 하면 학생들이다. 그랬기에 그런 학생들이 4.19 혁명에. 5.18 민주화 운동에. 6월 항쟁에 맞서 싸우며 정의를 부르짖고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현재 지식인인 너희들도 정의에 대해 탐구하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제가 가르쳤던 아이들은 제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요? 그렇게 자립을 강조하며 행동에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라는 부탁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뉴스에서는 연신 학생들이 갚아야 되는 액수에 초점이 맞춰있는 것 같습니다. 청소업체들이 등장하여 흥정이라도 하듯 50억 100억을 청소비용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을 학생들이 어떻게 나누어야 되는지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이 모든 비용을 학생들에게 지우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도 국가도 조금은 학생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너그러운 마음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책임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학생들이 제대로 느끼고 짊어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본보기 삼아 마땅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학생들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행동에 대한 반성을 통해 깊이 있는 성찰이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에게 주어진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