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닭의 갈비뼈입니다. 닭의 갈비뼈라는 뜻으로,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사물 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삼국지의 한중전투에서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조조가 뱉었던 말이었습니다. '계륵'
이 말을 들은 양수는 조조의 마음을 눈치채고 철수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공격하자니 이길 방도가 없고 철수하자니 패배의 수치를 감내해야 했던 상황을 양수는 꿰뚫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통찰력이 있는 양수는 철수 준비를 명령했고 하우돈도 이에 동의하며 짐을 싸기 시작합니다. 나중에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 병사들을 발견한 조조는 이 사태에 대해 격노합니다. 그리고 군사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명목으로 양수의 목을 베죠.
양수는 왜 죽었을까요? 결국 한중전투에서 조조군은 패배하여 철수하게 되는데 말이죠. 양수가 틀린 것은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말의 원칙 2번과 3번을 지키지 않았기에 양수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말을 할 때는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 내가 하려는 말이 진실인가 거짓인가.
우리는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내가 말하는 것이 정말로 진실인지 검증하고 확증한 다음 말을 해야 합니다. 거짓은 사람을 속이는 것이며 진실을 가리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하려는 말이 거짓이라면 입을 닫는 것이 옳습니다. 만약 내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라면 두 번째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두 번째, 내가 하려는 말이 필요한 말인가 필요하지 않은 말인가.
진실이라고 전부 다 말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실이라도 상황에 맞는 말고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돌아가신 분의 치부를 말하는 것이나 결혼식장에서 신랑의 전여자친구를 말하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양수는 진실을 말했으나 당시 필요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말할 필요가 없었던 계륵이었죠.
학생들 가운데도 이런 실수를 많이들 하곤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싶어서, 혹은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서 진실들을 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진실들은 상황과 분위기, 맥락에 맞지 않아 결국 좋은 대화의 방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진실이며 필요한 말이라면 마지막으로 세 번째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세 번째, 내가 하려는 말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
학교 선생님께서 빨래를 잘못하셨는지 옷에서 쾌쾌한 냄새가 납니다. 움직이실 때마다 조금 불쾌한 냄새가 코끝을 스칩니다. 선생님의 빨래가 잘못된 것은 사실이며 냄새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말씀을 전해야 선생님이 난처하거나 불쾌하지 않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부끄러우실 수 있으며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양수가 그러했습니다. 계륵은 사실이었고 어쩌면 미리 말할 필요성도 있었습니다. 철수를 빨리 준비하면 준비할수록 시간과 군량을 아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조조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미리 가서 계륵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면, 조금 참고 조조의 명령을 기다렸다면 양수의 목은 보전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비슷합니다. 진실이며 필요한 말이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고 말을 꺼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싸움이 나고 서로의 관계가 깨지기 마련이지요. 말의 원칙을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면 그게 말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