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를 마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교회에 다녀오고 내일 한국으로 출발할 짐을 챙겨보았습니다. 유튜브 쇼츠 3개를 제작했고 홈페이지를 수정했으며 중간에 잠깐 나가 친척 조카 옷을 사서 돌아왔습니다. 책을 조금 보았고 방정리를 했으며 아이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아까 완료하지 못했던 일들을 마무리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썼다 지웠다를 세 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간. 12시 15분.
하루를 돌이켜보니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중간에 잠깐 피곤해서 5분 정도 눈을 붙인 것 빼고는 부지런히 몸을 굴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느껴지는 아쉬움. 혹은 부족함은 무엇일까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정해서 열심히 시간이란 에너지를 사용했는데 뭔가가 뭔가입니다. 만족스러운 하루였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한량처럼 놀던 20대 시절이 있었습니다. 마냥 노는 것이 좋아서 열심히 놀았었죠. 그때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얼마나 바쁜지 아냐? 시간이 너무 부족해."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막 쓰는 아들을 보며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에 하신 말씀이었겠죠. 하지만 저는 왜 그리 치열하고 열심히 사시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제가 나이를 먹고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그리고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식들에게 똑같은 말을 합니다.
"아빠가 얼마나 바쁜지 아냐? 너흰 뭐 하냐?"
아마 아이들도 똑같이 생각하겠죠. '뭐 그렇게 열심히 사시나...'
최고의 하루는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당기며 '아. 오늘 하루 정말 잘 살았다.'라고 미소 지으며 잠에 들 수 있을까요? 일단 열심히 살았으나 오늘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