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상담을 하는 도중 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왜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되물었습니다. 학생은 보드게임을 만드는 것이 재밌고 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너무 틀에 박힌 답이라 다시 질문했습니다. 너는 왜 보드게임을 좋아하고 또 왜 하필이면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을까?
아마도 계속된 저의 질문 안에는 저의 세속적인 욕심이 내포되어 있었던 듯합니다. 학생은 재외한국인전형으로 조금만 노력한다면 한국에 있는 학생들보다 더 좋은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학생이 보드게임을 만들기 위해 보드게임학과가 있는 학교에 간다니. 그 사실이 안타까워? 계속적인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학생도 저의 질문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이 보드게임학과를 가고 싶고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은 이유는 그냥 재밌기 때문이었겠죠. 그냥이라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그냥 재밌기도 하고 그냥 하고 싶기도 하니까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집요하게 왜?라는 질문을 해보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질문을 하다 보면 본질에 다다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그냥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모든 것에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죠. 어쩌면 그냥이라는 단순함이 우리의 본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