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썼던 일기가 기억이 납니다. 아마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름방학을 맞았고 밀렸던 일기를 써야 하는 상황. 그것도 그림일기였습니다.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해 보며 열심히 밀린 일기들을 그리고 썼습니다. 하루는 수원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요. 그래서 일기장에 집에 오는 그림을 그리고 밑에 적었습니다.
"집에 왔다. 참 재미있었다."
숙제를 검사하신 어머니께 엄청 혼나고 그림은 지울 수 없으니 다시 집에 와서 무엇이 좋았고 친척집에 가서 무얼 하고 놀았었는지를 잘 썼습니다.
우리 어릴 적 일기는 무엇을 했든 마지막은 '참 재미있었다.'였습니다. 뭐가 그렇게 재밌었을까요. 의례 마무리할 말이 없어서 공통적으로 적었던 인사말 같기도 하지만 분명 그 어린 나이에는 하루를 마치며 재밌던 기억으로 마무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노잼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고민도 하고 있지요. 재밌는 일, 좋은 일, 행복한 일이 무엇인가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 하루를 마무리했던 인사말이 생각났습니다.
"참 재미있었다."
하루를 오롯이 느낀 어린아이의 소감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요. 재미도 있었겠지만 어떻게 매일 재밌는 일만 있었겠습니까. 힘들고 슬픈 일도 있었겠지만 하루를 돌아보니 모두 재밌었던 하루로 마무리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부터 재밌는 일을 찾아 헤매는 게 아니라 하루를 오롯이 살고 자기 전에 재밌었다고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