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능력

by 이소망

매년 아이들을 만나서 가르치고 배우고 기르는 일은 참 복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은 다른 직업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저로 인해 학생들이 발전하고 성장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겠지요. 그러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고요. 하지만 때때로 저의 부족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우연하게 만났던 졸업생이 그러했습니다. 벌써 23살이 되어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도서관 아르바이트도 하는 학생. 밝고 명랑하고 어느 학생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하게 학교 생활하던 친구. 특별히 손이 갈 필요가 없는, 오히려 제가 지도함으로 혹여나 아이 같은 맑음이 빨리 사라질까 염려하여 조금 멀리 지켰던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자립을 매우 강조합니다. 선생님은 줄타기를 매우 잘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너무 많이 손을 내밀면 학생들은 스스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그렇다고 너무 방치하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 친구는 제가 그 줄타기를 잘하지 못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이 친구의 무리와 다른 친구들 무리 간에 사소한 감정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학교폭력 수준은 아니었고 서로 무리 지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선을 긋고 거리를 두고 멀리서 수군수군 대는 그런 수준의 싸움이었죠. 학생들 사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었지만 제가 개입한다고 서로의 감정을 풀어낼 수도 없었고 학생들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것은 양쪽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스스로가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자립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갈등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도 있음도 주지 시켜주고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도 모든 사람을 싫어할 수도 없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생들 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학생들은 학년이 끝날 때까지 화해하지 않은 채 서로 안 좋은 마음을 가지고 다음 학년으로 진학했습니다. 종업을 하기 전 위 학생에게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의 부족한 능력으론 저의 관심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만나 안부를 물으며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친구를 보며 저의 부족한 능력이 조금은 성장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전히 저는 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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