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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망 Jun 28. 2024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기말고사가 끝이 났다. 문제에 문제는 없어서 잘 마무리가 되었다. 감독하면서 본 아이들의 문제풀이 상태는 양호. 오히려 너무 잘 봤을까 걱정할 단계였다.


채점을 하고 나니 평균 76점. 생각보다 높은 점수다. 너무 많이 알려주고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해줬나보다. 매번 느끼는 딜레마. 무엇이 학생들을 위한 것인가 고민한다. 난이도를 높게해서 변별력을 키워주는 것이 좋은 것인가. 난이도를 낮게해서 공부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 좋은 것이가. 아직도 답을 못찾았다.


아무튼. 시험이 끝나고 나를 보는 학생들이 다양하다. 고맙다는 아이들. 시험을 못봤다며 원망과 불평을 쏟아내는 아이들. 아무 생각이 없는 아이들. 그 중에서도 묘하게 기분 나쁜 말이 있다.


"선생님. 감사해요."


수업시간을 듣지 않고 딴짓하고 졸았던 학생이 찾아와서 저 말을 건내면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은 좋아할 일이지만 왜 기분이 별로일까.

2학기엔 어렵게 내야지. 원망 좀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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