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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망 Oct 17. 2023

닮음은 행복인가 불행인가

DNA가 강하다. 와이프가 자주하는 말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넷째도 전부 나를 닮았다고 한다. 한사코 부정하려 하지만 내 어릴적 사진을 보면 수긍이 가는 판박이 들이다. 누구라도 와이프를 닮았으면 내가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마음 한쪽 구석이 묵직하게 불편하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의 강력한 DNA가 느껴진다. 그것은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적인 부분이 더 크다. 라디오스타에 배우 정우가 나와서 자신의 아이가 자신을 닮은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냐고 대답했다. 행복이라고? 아이들이 나를 닮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감을 갖는 것, 많은 호기심이 있는 것,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되 결국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잡기에 능한 것, 모든 일에 중간정도는 하는 것 등. 

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은 나의 장점들이 아닌 강력하게 흡수해간 나의 단점들이다. 좋은 것들을 닮아라. 나의 분신들아. 


하지만 그 단점마저도 닮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내가 아닌 타인에게서 발견되는 나의 모습. 함께 단점을 보완하고 해결해가는 모습. 그게 가족이겠지. 오늘은 애들을 더 안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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