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안 써진다.

by 이소망

매일 글쓰기 연습을 한지 이주일 정도가 지났다.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즐겁다는 생각을 했다.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이 글감이 될 수 있었기에 매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 글이 안 써진다. 벌써 네 번째 글이다. 학교에 관한 이야기.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 나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았지만 중간에 막혀버리고 말았다. 처음에 떠올랐던 영감은 글을 쓰다 보니 사라져서 더 이상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게 되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깊이 있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옛날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글 쓰는 게 너무 쉽다고. 어떤 주제만 주면 a4용지 하나쯤은 뚝딱 쓸 수 있다고.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쭉 쓰면 된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서로 글을 쓰고 싶었던 친구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이내 내 극심한 자만을 반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글이란 일종의 출력이다. 내 안에 입력되어 있는 것들을 밖으로 꺼내는 중요한 작업이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출력은 말하기, 행동하기, 글쓰기 등이 있겠으나 글쓰기가 가장 정제된 출력이 아닐까 한다. 말과 행동에는 실수가 있고 다시 담을 수없지만 글은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글쓰기는 인간에게 있어 좋은 출력 도구가 된다.

좋은 출력을 위해서는 좋은 입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포도나무에서 사과를 감나무에서 무화과를 찾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좋은 글을 내놓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좋은 생각이 있어야 한다.

오늘 내 생각은 좋지 않았나 보다. 낭비했으며 좋은 것을 보지 않았으며 덜 생각했던 것 같다. 내일은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자. 무엇이 되었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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