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변해버렸다.

by 이소망

T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반면, F는 감정과 인간관계를 중요시합니다.

나의 MBTI는 ENFP다. 몇 번을 해봐도 ENFP가 나온다. 특히 E 같은 경우는 퍼센트로 따지면 100이 나온다. 외향적인 사람이란 뜻이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샘은 MBTI가 뭐예요?"

그러면 ENFP라고 대답을 해준다. 그때 학생들의 반응이 재밌다.

"???? 샘이요???""

왜지? 내가 ENFP라고 보이지 않는가? 무엇처럼 보였냐고 물으면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대답한다.

"ENTP요"


T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반면, F는 감정과 인간관계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나는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데? 별로 논리적인 사람이 아닌데? 영화나 책 보면서 많이 우는데 나를 왜 T라고 하는 거지?


나는 논리보다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매우 조심하는 사람이 되었다. 교사 초기 시절에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무턱대고 다가갔던 적이 있었다. 좋은 게 좋은 거지였고 학생들과 놀았으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때때로 선을 넘을 때도 있었지만 그런 선쯤은 괜찮다고 생각했었고 사실 나는 아직 성숙한 아이들을 다른 방법을 잘 모를 때였다.

그렇게 일 년 이년을 지내던 중 큰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이들과 놀고 있는 것인지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나의 행동은 동료 선생님들께도 피해가 갈 때가 있었고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F라는 옷을 살짝 벗었다.

그렇게 지내기를 10년이 넘으니 어느새 F보단 T가 나에게 맞는 옷이 되었나 보다. 감정을 중시하는 것보다 상황과 논리를 더 강조하는 내가 되어버렸나 보다. T와 F 중 무엇이 더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정작 나라는 인간 자체가 변해버린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 물론 그 변해버린 나도 나겠지만 학생들에게 숨기고 있는 F의 기운이 꿈틀댈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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