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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n 27. 2020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면 이스탄불의 기적을 다시 봅니다.



매일 열심히 살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고자 노력한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고 순간의 생각에 행동이 변해도 항상 가슴 깊이 새겨두고 있는 "내 삶의 목적"은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


최근 여러 가지 새로운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내게는 좋은 일로 다가오는 것도 있고, 두려운 일로 느껴지는 것도 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것들이고 내 생각과 행동만으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이럴 때면 나는 서재에 앉아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더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없는지를...


그래도 가끔 현실에 안주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이 그렇다. 

최근 나는 계속 갈등 중인 일이 하나 있다. 이 글에서 그것을 밝히고 싶지는 않다. 

일주일 전에도 고민했고, 어제도 고민했고, 오늘도 고민 중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내게 마약을 주사하기로 했다.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마약을...





이스탄불의 기적

이 표현은 너무나도 유명한 표현이라서 다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혹시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말은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를 두고 부르는 말이다.

2005년 5월 25일, 그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는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다움에서 열렸다. 당시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불리던 이탈리아의 “AC밀란”과 영국 축구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던 “리버풀”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었다.

수많은 축구 해설가들은 AC 밀란의 우승을 예상했다. 그만큼 AC 밀란의 선수 구성도 좋았고, 팀은 사상 최강이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경기 시작 1분 만에 AC 밀란은 첫 골을 기록했고, 경기는 3-0 AC밀란의 압도적인 득점력으로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전반이 끝났을 때 경기장의 분위기는 AC밀란의 우승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었다. 


축구경기에서 3-0은 뒤집을 수 없는 경기라는 공식이 있었다. 1-0이나 2-0은 한골을 만회하는 순간 가능성이 열리지만 3골 차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동네 축구도 아니고 세계 최고의 클럽팀이 만난 결승전에서는 더욱 그렇다.


침체되어있던 리버풀의 라커룸에 베니테즈 감독이 들어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머리 숙이지 마라. 하프타임 후 피치를 올릴 선수들은 머리를 높게 들어야 한다. 우리는 리버풀이고 너는 리버풀을 위해 뛰는 것이다. 그것을 잊지 마라. 서포터들이 보고 있다. 그들을 위해 머리를 높게 들어야 한다. 그들을 위해 해내야만 한다. 만약 고개를 떨군다면 자신을 리버풀 선수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몇몇 기회를 만든다면 우리는 만회할 가능성을 얻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아라.


(Don’t let your head drop. All the players who will get on the pitch after half-time have to keep their heads high. We are Liverpool, you are playing for Liverpool. Do not forget that. You have to hold your heads high for the supporters. You have to do it for them.

You cannot call yourselves Liverpool players if you have your heads down. If we create a few chances we have the possiblity of getting back into this.

Believe you can do it and we will. Give yourselves the change to be heroes.)


감독이 락커룸을 빠져나가자 주장인 스티브 제라드는 관계자 모두를 내보내고 선수들만 남긴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리버풀의 아이였고, 항상 이 클럽에 있었다. 나는 오늘 이대로 리버풀이 굴욕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만약 우리가 후반 15분 전에 1골을 만회한다면 우리는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기죽지 말자! 이젠 우리가 보여줄 차례다. 저들과 관중들에게 리버풀이 어떤 팀인지 보여주자.”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주장 스티브 제라드의 천금 같은 헤딩슛!!!

후반 8분 주장 스티브 제라드의 머리를 맞은 공이 AC밀란의 골대로 들어가며 스코어는 3-1이 된다.

그때부터 기적이 일어난다. 리버풀 선수들의 가슴에 가능성이라는 불씨가 점화된 것이다.

그리고 후반 14분까지 단 6분간 리버풀은 두골을 보태면 경기를 3-3 원점으로 돌려버린다. 정말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 6분이다. 


그리고 후반전과 연장전을 마칠 때까지 수많은 슛을 주고받지만 경기는 3-3으로 승부차기로 들어간다.


그리고 거기서 리버풀의 골키퍼 예지 두덱의 마술이 시작된다. 두덱의 현란한 몸동작으로 상대 키커들을 교란시키며 리버풀은 (3-3, 승부차기 3-2) 다섯 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린다.



이스탄불의 기적은 바로 "포기하지 말자.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현실이다. 




아래 유튜브 영상을 첨부해 두었는데, 앞서 말했듯 포기를 고민하는 순간이면 내가 찾아보는 영상이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뛰고 울컥하며 눈물이 고인다. 그만큼 내 고민이 깊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계속해보자며 나를 다스린다.


이렇게 오늘도 나는 다시 시작한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이스탄불의기적 #제라드 #도전 #포기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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