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태 Sep 05. 2020

눈을 떠보니 가을입니다

|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나 봅니다. 


코로나 때문에 세상이 완전히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지구는 돌고 있나 봅니다.


며칠 전까지 새벽이면 더워 잠을 설치곤 했는데, 간밤에는 살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와 이불을 여미느라 잠을 깼습니다.


그리고 테라스의 온도계를 보았더니 21도입니다.


"가을이구나!" 직감했습니다.


태풍을 보내고 오랜만에 테라스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테라스 안으로 아침의 신선한 공기가 한껏 들어오네요. 발이 조금 시리기도 합니다.

바깥을 내다봤더니 이른 아침부터 운동하러 공원에 나온 분들이 제법 됩니다. 토요일이 토요일 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참을 난간에 기대어 공원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전 사 왔던 청양고추 모종을 봤더니 고추가 제법 열렸습니다. 


질병 때문에 나라는 진통을 겪고, 국민들은 분열되고, 모두가 이 시기가 곧 지나가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자연은 사분오열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아침입니다.


어서 우리도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행복하기를 기원하며 사는 인생입니다. 그래서 현재가 더 마음 아프네요.


이 또한 곧 지나가겠죠.


그 "곧"이 정말 "곧"이길 기대합니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작가의 이전글 이렇게 나는 중년이 되어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