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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Nov 15. 2020

직장인이지만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 DAY 15 | 아침형 인간이 될 줄 몰랐습니다

요즘 새벽 6시 30분. 하늘은 청명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


수년째 내 알람은 새벽 3:50분에 맞춰져 있다. 햇수로 3년째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6일은 이 시간에 일어난다. 매일 이 시간에 일어났는데, 주변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셔서 주말 중 하루는 6시까지 늑장을 부리기로 했다. 사실 6시도 이른 시간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찍 일어나 분주하게 설치는 새벽이지만 못내 아쉽다. 이제 나는 이 시간을 버리고는 살기 힘든 존재가 되었다. 




다들 그랬듯, 나 역시 새벽이 없던 사람이었다. 고등학생까지의 내 삶 중 새벽은 시험기간 못다한 공부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새벽까지 술을 마셔본 적은 있지만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해본 적은 없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루틴이 아닌 벼락치기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주말도 없이 6시가 조금 넘으면 잠을 깨우셨기 때문에 무거운 눈꺼풀을 부여잡고 꾸역꾸역 일어나야만 했다. 아버지는 부지런함으로는 따라갈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새벽이면 동네 뒷산에 2시간 정도 등산을 다녀오셔서 샤워를 하고 식사를 하고 출근을 하셨다. 


나에게 이런 루틴은 불과 3년 정도다. 내 아버지와 비교하면 난 아직 멀었을지도...




내 알람과 수면시간 측정 데이터


위 3장의 사진은 내가 맞춰놓은 알람과 수면시간 측정 데이터다. 


우선 내 알람은 03:50분에 맞춰놓았다. 이때 일어나야 2시간을 꼬박 내 자기 계발에 할당할 수 있다. 그래서 맞춰놓은 시간이다. 두 번째 사진은 최근 내 취침과 기상시간이다. 보면 알겠지만 일요일은 빠져있다. 일요일은 측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22시~23시에 잠들어 3시 50분에 일어난다. 물론 처음에는 피곤했다. 하지만 점점 몸이 내 의지에 적응을 했다. 간혹 체력적으로 부침이 심한 날은 밤 9시 정도에 잠을 자면 된다. 낮에 졸리지 않냐고? 졸린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딱 15분 엎드려 잔다. 최근 알게 되었는데 난 그 15분간 기억을 잃을 정도로 잠에 빠져든다. 매번 엎드려 눈을 감고 큰 숨을 들이키며 숫자를 세는데 5를 넘기기가 어렵다. 또 신기한 것이 딱 15분이 되면 눈이 떠진다는 거다. 그리고 기지개를 한번 켜고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책상에 앉으면 오후 시간 내 머리는 굉장한 청량감을 갖게 된다. 이것도 루틴이 되었다. (물론 회사에서 엎드려있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회사도 있을 거다.)


세 번째 사진은 최근 5년간 내 수면시간의 평균 데이터다. Sleep Cycle이라는 어플인데 최근에는 측정하지 않지만 수년간 습관을 들이려고 측정했었다. 보시면 알겠지만 2018년부터 잠을 줄여왔다. 가장 많이 줄였을 때는 하루 평균 3:30분 정도 잔적도 있다. 그래도 이제는 5시간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신입사원 때 회사에서 CEO의 강연을 들은 적 있다. 삼성그룹에서 사장을 하셨던 분인데 (당시에는 전무였다) 그분의 강연 중 새벽 4시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고 했다. 경영자다 보니 술자리도 많고, 약속도 많아 저녁에는 도저히 운동할 짬을 내지 못했기에 새벽을 활용한다고 했다. 4시에 일어나 차를 몰고 골프 연습장으로 가서 1시간 스윙 연습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30분 정도 웨이트와 샤워를 하고 6시에 회사에 출근한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 회사의 CEO들의 첫 회의는 6:40분 정도다. 늦어도 7시 전에 시작한다. 그래서 6시까지는 출근해서 상황 파악이 끝나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와 저렇게 혹사해야 저 자리에 갈 수 있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물론 내가 사장이 될 수 있을지? ^^ 암튼...




내 새벽 루틴은 이렇다.

03:50~ : 물 한잔 마시고 10분 명상과 스트레칭, 스쿼트 100개, 팔 굽혀 펴기 60개 (주 5회)
04:10~ : 양치질과 샤워 (매일)
04:30~ : 물 한잔 마시고 한 시간 독서 및 생각 정리 (매일)
05:30~ : 글쓰기 (매일)
06:10~ : 알람이 울리면 글 마무리 및 출근 준비
06:25~ : 출근 (자가용 이용하여 출근 15분 걸림)
06:45~ : 회사 내 자리에서 컴퓨터를 열어서 업무 시작

이렇게 출근하는데 나보다 먼저 출근한 사람이 두 분 더 계신다. 팀장님과 같이 스텝에서 일하는 분. 두 분은 6:30분 정도에 출근한다. 이렇게 셋이서 팀장님의 아침 회의 대응과 부서 전체 업무를 파악하고 준비한다. 그리고 07:40분부터 첫 회의가 시작된다.


이렇게 회사 업무가 이른 시간에 시작하다 보니 내 기상시간은 빨라졌다. 난 새벽 두 시간을 놓칠 수가 없었다. 운동을 하고 명상하며 머리를 비우는 시간이 너무 좋다. 그리고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 그 시간 나는 말할 수 없는 자유를 느낀다. 내 생각이 닿는 이곳저곳에서 내 호기심과 의욕은 채워진다. 사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야근이 적다는 거다. 예전에는 밤 10~11시까지 남아서 일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이제 회사 문화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이제 저녁 6시 정도면 관리자 몇 명을 제외하고 사무실에는 당직 인원들 외에는 없다. 회식도 6시 이전에 시작한다. 덕분에 저녁이 있는 삶이 되었고,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시간도 늘었고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도 다음날 업무에 차질 없다. 모름지기 야근이 사라지게 되면서 이런 생활 루틴이 가능해진 거다. 물론 가끔 야근을 한다. 하지만 야근보다는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일을 적절히 배분하여 나누기를 잘하는 것 다시 말해 팀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우쳤다. 적절한 위임과 책임감, 업무 몰입력을 후배들에게 가르치고 함께 지킨다. 




회사가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었다. 물론 내 의지가 5할은 넘을 거다. 이 아침형 인간이라는 단어가 만들어내는 힘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주 6일 새벽 2시간 = 12시간. 4주 = 48시간. 1년 = 52주 = 576시간. 한 달로 치면 꼬박 이틀이 내 자기 계발의 시간이다. 1년이면 24일. 즉 1년 중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을 내 성장에 할애한다. 이 시간 나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새로운 것을 탐색한다. 보통의 직장인들보다 매년 한 달을 더 사는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1만 시간에 도달하려면 17년이 걸리지만 새벽만 활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10년 정도면 1만 시간에 도달 가능하다. 물론 꾸준함이 탑재되었을 때 말이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흐르는 시간에 나를 태워야 한다. 한 번 그 흐름에 올라타기가 어렵다. 하지만 올라탈 수만 있으면 쭉~~ 가게 된다. 그게 바로 시간의 힘이고 습관의 힘이며 꾸준함의 힘이기도 하다.


내가 여러분에게 그 방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다. 팁은 줄 수 있지만 스킬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 스스로 일찍 일어나겠다는 생각의 전환 이전에 자신의 삶의 시계를 단 1시간이라도 Shift Left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6시에 일어나서 밤 12시까지 하루를 살던 사람이 5시에 일어나 23시까지 살면 된다. 같은 시간을 살지만 1시간을 버는 것이다. 아마도 밤 11시~12시까지 당신의 시간 대부분은 오는 잠을 부여잡고 스마트폰을 응시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음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그렇게 하도록 만든다. 그 시스템에 자신을 태워보기 바란다.


파이팅!!!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아침형인간 #습관 #습관의본질 #새벽4시


[아래는 습관의 본질에 관한 유트브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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