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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Dec 28. 2020

고전문학을 읽을 때 이해도를 올리는 꿀팁

| HANDAL 11-13 | 특히 러시아 고전을 읽을 때...

이번에는 민음사에서 출판한 <죄와 벌>


2020년 올해 읽을 마지막 독서로 선정한 책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입니다. 


대학 2학년 때 읽었던 책인데 다시 읽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휴가를 맞이하여 <안나 카레나나>와 <모비딕>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죄와 벌> 이렇게 네 권을 리스트에 두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사법부와 검찰과 정부와의 충돌을 지켜보면서 <죄와 벌>을 다시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법대에 입학하면 이 책으로 검사 / 변호사 / 판사로 나누어 취조를 하고 변론을 하고 판단을 해본다고 하죠. 20년 전 읽었던 기억이 비교적 선명합니다만 그때의 나와 많이 달라진 생각을 비교해보고 싶어서 읽었던 고전을 선택했고, 특히 수다스럽기 그지없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선택했습니다. (수다스럽다지만 말이 많은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순간적인 생각을 어찌나 잘 표현하는지, 읽다 보면 나 스스로 스치던 찰나의 기억들을 작가가 글 속에 모조리 써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과 감정을 담아놨습니다. ^^)



이 책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드라마나 영화로도 많이 각색되었죠. 고전답게 두껍고(1,000페이지) 시작은 어렵지만 100페이지 정도 넘기다 보면 흡입력 넘쳐서 금세 300,400페이지를 만나게 됩니다. 특히, 이 책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가 저지른 사건과 생각과 심리를 따라가다 보니 어제저녁 잠시 시작했는데 벌써 300페이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어보시지 않으셨다면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고전을 읽다 보면 주인공들의 이름이 외워지지 않아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 시작하고 그 덕분에 이해도가 떨어져 중도에 책을 덮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고전을 읽으면 이런 경험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대학교 서가에서 판타지 소설을 빌려 읽다가 먼저 대출했던 분이 넣어놓은 쪽지를 보고서 '아! 이거다.' 했었습니다. 그건 바로 인물간의 관계도였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보통 고전에는 이렇게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의 이름을 한번 읽어보세요. 특히 러시아 소설은 이름이 넘사벽으로 길고 복잡해서 암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예칭도 몇 개나 되어서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 나왔던 인물인지? 처음 등장한 인물인지? 알 수가 없게 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책을 읽을 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처음 100~200페이지 정도 읽으면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도를 그려봅니다. 


<죄와 벌> 인물 관계도 - 작성 중


사실 책을 읽던 중에 이름이 나오면 이렇게 노트에 이름을 쓰고 관계를 표시하고 아래 예칭과 필요한 내용을 기록해두는 것은 독서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쓰면서 읽어가면 머릿속으로 그려가는 것보다 인물 간의 관계가 훨씬 뚜렷하게 보입니다. 덕분에 처음에는 느리고 집중력이 떨어져도 점점 이해가 빨라집니다.


제가 이런 방법으로 여러 권의 고전을 성공했습니다. 특히 그 어렵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초반에 관계도를 잡아놓고 났더니 작가의 흡입력에 멈추기 힘들 정도로 빨려 들어가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삼국지>도 <왕좌의 게임>도 <태백산맨> <아리랑> <한강>도 이런 식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그 종이들은 제 서재의 책 속에 꽂혀있겠죠? 


이번 <죄와 벌>은 굳이 관계도를 그리지 않아도(읽었던 내용이라) 되었는데, 몇 년 전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와 얼마 전 읽었던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에서 본 <죄와 벌>의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내가 기억하던 주인공과 몇몇 인물들 외 잊었던 등장인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보고서는 다시 정리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그려보게 되었고, 다 읽고 나면 이 인물관계도를 마인드맵으로 정리해서 공유해볼 계획입니다.


여러분들도 고전에 도전해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활용하는 이 방법으로 한번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연말연시 모두들 독서에 대한 목표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시기입니다. 오랫동안 마치지 못한 숙제 같은 고전문학을 이 기회에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죄와벌 #고전문학 #고전읽기 #숙제하기 #인물관계도


https://youtu.be/nML2jPuQ0Ig (영상으로도 촬영해보았습니다.)



* 일기장 알람이 울려서 봤더니 2년전 오늘 #월든 을 읽고 있었네요. ^^

   아래는 제 인스타그램에 남겼던 기록물 ( @kennie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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