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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l 14. 2021

불세출의 명작 : 바이오쇼크(Bio Shock) 이야기

| 오락을 통해 보여준 명작 디스토피아

< 바이오쇼크 1편의 포스터> 한번쯤 본 적 있을거다




내 오랜 취미가 컴퓨터 오락이다 보니 가끔 오락에 관한 글을 쓰게 된다. 
나에게 오락은 휴식이고, 즐거움이며 인생의 박카스 같은 존재다.

- 오락쟁이 김경태 - 


읽는 책 보다 구입하는 책이 몇 배 많듯, 실제 플레이를 해보는 오락보다 구매해놓은 오락이 훨씬 많다. 얼마 전 플레이스테이션 5(이하 플스5) 라이브러리를 살펴보고 있는데 따님이 물어봤다. 


"아빠! 저 오락들 아빠가 다 산거야? 죽을 때까지 플레이해도 다 못할 것 같은데? 매일 열심히 해!"


"고맙다. 딸! 아빠 더 열심히 할게" ㅋㅋㅋ



오늘 얘기하고 싶은 바이오쇼크(Bio Shock)는 2007년 출시되어 당해 메타 스코어 96점을 기록하며 BAFTA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내가 이 오락을 작품(Masterpiece)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게임성과 함께 이 오락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 때문이다. 혹자들은 너무 스토리에 집착해서 게임성이 손해를 보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바이오 쇼크는 한 편의 웅장한 소설 같은 깊숙한 스토리를 맛볼 수 있다. 이 것이 바로 이 오락의 진짜 묘미다.


오락에 관심이 많은 나는 출시 당시 이 오락을 알고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플레이해보지 않았었다. 출시 14년이 지난 현재 내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이유는 그래도 죽기 전에 이 오락은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너무 흘러 그래픽은 한참 뒤떨어지지만 그래도 오락의 스토리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다행히 2016년 이 오락이 리마스터(Remaster : 그래픽 성능 향상) 되면서 지금도 충분히 즐길만한 수준으로 변했다. (물론 크게 변한 건 없다.) 다양한 플랫폼(PC, Play Station, XBOX)으로 발매되었는데 나는 한국 유저들의 자체 한글화에 기대어 오락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고자 STEAM을 통한 PC판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이제 겨우 15시간 플레이했다. 하지만 느낌이 딱 왔다.


글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이 오락을 소개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스토리 라인이다. 잠시 맛만 보여줄 생각이니 오락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플레이 해보길 바라고, 오락을 즐기지 않으시는 분들은 검색을 통해 이 스토리를 한번 찾아봐주기 바란다.


흔히 미래에 대한 예언적인 소설을 말할 때 빅대디로 알려진 조지 오웰의 <1984>와 포드주의(자동차 헨리 포드 맞음)로 상징되는 올더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꼽는다. <1984>가 지극히 현재와 비슷한 설정과 전체주의 그리고 통제와 감시라는 주제를 다루었다면, <멋진 신세계>는 <1984>와는 사뭇 다른 과학과 물질문명이 엄청나게 발전한 가상의 미래에 인간이 맞이하게 되는 무기력함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가타카(Gattaca)>가 <멋진 신세계>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된다.  


<좌 : 1984, 중 : 멋진 신세계, 우 : 가타카>


< 스토리 간단 설명 > 

    

<바이오 쇼크>는 1960년대 랩쳐(RAPTURE)>라는 수중도시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주류라고 일컫는 천재들과 부자들이 세상의 속박을 벗어나 그들만의 세상을 꿈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첨단 과학을 끌어들여 대서양 바닷속 한가운데 거대 도시를 세운다. 이 도시의 건립에 주축이 된 사업가 앤드류 라이언(랩쳐라는 시의 시장으로 보면 된다)은 렙쳐로 데려온 과학자들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의 급속한 발전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브리짓 테넨바움 박사에 의해 아담(ADAM)이라는 줄기세포를 바다 달팽이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이 ADAM은 인간의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고 인간의 유전자를 재작성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브리짓은 밀수업자이자 사업가인 폰테인과 비밀리에 협업하여 인간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플라스미드(가칭 뽕 주사) 사업을 하게 되는데 결국 이 사업이 랩쳐를 점점 위험으로 빠뜨린다. 


문제는 항상 돈과 관계된다. 랩쳐라는 도시도 돈이 오가는 곳이었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ADAM은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캐시카우가 된다. 바다 달팽이 채집만으로 ADAM을 수급하기에는 한계를 느낀 브리짓과 폰테인은 하층민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고아원을 세우고 그곳에서 어린 소녀들의 위(stomach) 속에 민달팽이를 기생시켜 ADAM을 대량 생산한다. (그녀들을 "리틀 시스터"라고 부른다.)


폰테인은 플라스미드 사업으로 거대한 권력을 갖게 되고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만 플라스미드를 공급함으로써 군대를 형성한다. 그는 앤드류 라이언(시장)을 전복시켜 랩쳐를 통치하기를 바랐고, 이 과정에서 반란으로 전투가 벌어진다. 며칠 뒤 "폰테인은 죽었다"라는 소식이 랩쳐에 떠돌고 라이언은 폰테인의 플라스미드 사업권을 갖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틀라스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폰테인을 추종해오던 하층민들을 통합해 반란을 일으키고 이 반란은 랩쳐 전체로 퍼지게 된다. 라이언은 자신의 군대를 풀어 이 반란을 진압하고 이 과정에서 무고 한 시민 12명을 처형한다. 점점 미쳐가는 라이언은 ADAM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리틀 시스터를 풀어 진압과정에서 죽은 사체로부터 ADAM을 추출하도록 한다. 이 작업을 위해 수종 박사가 창조한 "빅대디"라는 강하고 지적능력이 사라진 인간(잠수복을 입고 있음, 맨 위 그림의 로봇)을 투입하여 리틀 시스터를 보호하도록 한다. (이 내용을 알고 맨 위 포스터를 보면 빅대디 옆에 리틀 시스터가 주사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이해가 된다.)


ADAM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중독성이 강해 이것을 사용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투입하지 않으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으며 피폐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뽕 주사) 반란과 전쟁으로 ADAM의 제작과 공급에 문제가 생기지 랩쳐는 급속도로 혼란이 일어나고 급기야 모든 ADAM 사용자들은 미쳐버린다. 


오락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 주인공 잭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대서양에 표류하게 되고 우연히 발견하게 된 등대를 통해 수중세계 랩쳐로 가게 된다. 하지만 랩쳐는 이미 인간다운 생존자가 거의 없는 미친 세상이 되어버린 이후다.  


(위키피디아 참고 : https://ko.wikipedia.org/wiki/%EB%B0%94%EC%9D%B4%EC%98%A4%EC%87%BC%ED%81%AC )


이제 이런 이미지가 이해될 것이다. 


이 오락은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과학을 만났을 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오락을 진행하면서 대사와 설명을 통해 파편화된 이야기를 알게 되지만 집중해서 오락을 완결하게 되면 스토리 라인을 꿰뚫게 된다. (물론 전체를 완벽하게 꿰뚫기는 매우 부족하다)


현재 나는 바이오쇼크 1편의 중반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스토리를 알고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서 여러 자료를 찾아봤고 책도 구매해서 읽고 있다. 언제 끝낼지 모르는 오락이지만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가진 오락을 진행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 그리고 오락을 진행하면서 계속 랩쳐의 미래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재를 떠올리며 생각하게 된다.



이 오락을 하면서 어슐러 K. 르 권의 명작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좌 : 소설 <바이오 쇼크>, 우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중 발췌

  



마지막으로 <바이오 쇼크>의 시작에 등장하는 해설을 옮기면서 글을 마치겠다. 


내 이름은 앤드류 라이언, 여러분께 질문 하나를 던져볼까 하오. 

여러분의 눈썹에 송골송골 맺힌 그건, 여러분 자신의  땀방울이 아니오? 위싱턴의 양반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가난한 자들의 땀이라면서, 바티칸의  양반들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신의 땀이라면서. 모스크바의 양반들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만인의 땀이라면서.

난 이런 답 자체를 거부하는 바요. 대신 다른 것, 기적을 선택하기로 했소.

나의 선택은... 랩쳐(Rapture). 예술가가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은 도시. 과학자가 옹졸한 도덕에 구애받지 않는 곳. 대인배가 소인배의 요구에 속박되지 않는 곳. 바로 여러분의 눈썹에 송골송골 맺히는 그 땀방울의 대가. 그렇게 랩쳐는 여러분의 소유가 될 것이오.

- 앤드류 라이언 -



- 오락쟁이 김경태 - 


#바이오쇼크 #오락 #컴퓨터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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