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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ug 15. 2021

독서노트 어디까지 써봤니?노타빌리티정착기

|  <독서의 맛>을 쓴자기계발서작가가 알려드립니다

(아래 글은 유튜브 <닥치고 독서 TV>의 링크된 영상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독서를 했지만 본격적인 자기계발 이후에 비로소 독서노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그렇듯 책을 읽기만 해서는 머릿속에 남는 것은 고작 몇 개의 단어나 문장이었다. 권수를 늘려가며 독서에 열을 올렸지만 남는 것은 의구심뿐이었다.


"과연 책을 읽어서 내가 변할 수 있는 걸까? 사람들은 책으로 변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내 머릿속에 남는 건 없는데..."


의심은 포기를 종용한다. 이런 반복의 시행착오 중에 몇 권의 책을 만나면서 <독서노트>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에 닿았다. 아마도 그게 10년은 훌쩍 넘었을 거다. 



예전부터 손글씨를 좋아했던 것이 제법 도움이 되었다. 물론 학창 시절 열심히 문방구와 팬시점을 들락거리며 질 좋은 노트와 은은한 굴림의 펜을 구입해 수북이 필통에 넣고 다니던 습관도 독서노트 쓰기에 큰 자양분이 되었다. 


"누가 알았으랴? 숙제도 아니고 공부도 아닌데 나 스스로 무언가를 열심히 적게 될 거라는 것을" 


수많은 노트를 바꿔가며 열심히 책의 내용을 기록하고 생각을 적었다. 책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얻겠다는 것보다 그냥 쓰는 것이 즐거웠다. 펜을 바꿔가며 여백을 채우고, 노트를 바꿔가며 종이질감에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를 채우는 그 자체가 신났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써먹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썼다. 


3P 바인더(20공 바인더) / B5 옥스포트 노트 / 몰스킨 노트 / 미도리 노트 / 복면 사과 노트 / 그 외...


내가 주로 썼던 독서노트 메이커다. 한때 만년필의 필감에 꽂혀 잉크 색상별 만년필을 구비했다. 만년필이 뒷면에 번지지 않는 종이를 찾아 여러 노트를 옮겨 다녔다. 잉크가 줄어드는 속도만큼 노트는 채워졌다.


 

(좌) 3P 바인더 / (중) 미도리 노트 / (우) 몰스킨 노트


이렇게 십여 권의 노트를 채워가긴 했는데, 문제는 이걸 다시 찾아보게 되면서 발생했다. 다 쓴 노트를 꺼내어 페이지를 넘겨보면 뿌듯했다. 


빼곡한 글자들, 좋은 문장들, 그때의 내 생각들


그런데, 당시 가졌던 좋은 생각들이 소환되기는 했지만 내가 노트를 꺼내보지 않고서는 유물 같은 것일 뿐이었다. 더 문제는 이 노트들의 어디에 그때 읽었던 그 책의 내용을 적어두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쓰긴 썼지만 책의 제목이나 중요한 내용을 별도로 인덱싱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독서노트는 어느 날 다시 찾아보면 뿌듯해하는 용도가 아닌데 말이다. 망했다.


그래서 그날부터 검색에 용이한 디지털 노트를 활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MS WORD를 이용했다. 그런데 이건 컴퓨터를 켜놓지 않으면 노트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려면 컴퓨터 앞에 앉아야 했고, 컴퓨터를 켜면 책 보다 인터넷 세상에 빠져들었다. 불편함과 불합리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스마트폰 노트 어플이었다. 물론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동기화가 잘 되는 것으로 선택했다. 


에버노트를 결재해서 참 오랫동안 사용했다.


나의 에버노트 일부... 2015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노트가 있다.


이런 디지털 노트를 통해 검색이라는 목적은 달성했다. <화두> <단어> <낱말> <문장> 같은 페이지를 만들어서 책이나 웹에서 본 새로운 것들을 기록해두고 틈나면 찾아보며 익히는 재미에 빠졌었다. 그런데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은 손글씨를 쓰는 것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아날로그 노트가 놀이라고 한다면 디지털 노트는 마치 일을 하는 것 같다고 할까? 


그러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혼용하기 시작했다.



2019년 아이패드를 샀다. 디지털 펜에 대한 편견이 있었지만 몇 번 빌려서 사용해본 애플 펜슬은 그래도 제법 손 필기하는 느낌이 났다. 반응속도도 좋았다. 그래서 큰돈을 들여 커다란 아이패드를 장만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노트에 손글씨와 타지를 혼용하기 시작했다.


에버노트 → 굿 노트 → 노션  → 노타빌리티


여러가지 디지털 노트를 거치면서 나는 결국 노타빌리티에 정착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어떤 노트를 쓰느냐는 독서 노트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한 뒤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참 늦게 깨달았다.


내가 정리해 본 독서노트의 목적은 아래 다섯 가지다.


①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단어, 구문을 정리
② 문장 및 책 전반에 대한 내 생각을 기록
③ 책을 통해서 개선할 Point 기록 e.g) 미라클 모닝, 운동, 메모 습관, 그 외 생각할 거리들..
④ (언젠가) 이 책을 다시 찾게 될 때 지난 기록을 통해 그때 읽었던 내용을 상기하는 것
⑤ (자료) 글이나 그 외 여러 부분에서 쉽게 기억을 상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분은 위 5가지 중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자신의 목적에 맞도록 독서노트를 정하면 된다. 사실 위 5가지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책을 읽고 기록을 남겨서 나에게 영향을 미치게 하겠다는 의미라면 1~3번이 중심이 될 것이고, 그것을 넘어 글을 쓰고 자료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하겠다는 목적이 있다면 4~5번까지 넘어가게 된다. 나 같은 경우가 4~5번에 해당한다.


그 결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아이패드와 맥북(내 컴퓨터) 그리고 아이폰에서 동시에 활용이 가능한 노타빌리티였다.


(좌) 노타빌리티 / (우) 굿노트 : 사실 이 두개의 어플을 두고 엄청 오랫동안 고민했다.


일단 이 어플은 굉장히 심플하다. 노트에 펜으로 쓰거나 타자를 치는 것이 전부다. 부가 기능들이 있는데 잘 쓰지 않는다. 물론 굿 노트도 똑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도 붙일 수 있고 템플릿을 만들어 기록하기는 오히려 굿 노트라는 어플이 더 좋다. 하지만 꾸미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고 기록하면서 녹음할 수 있는 기능과 심플 오프 심플하다는 이유로 이 어플을 선택했다. 물론 손글씨가 종이 같지는 않지만 80% 이상 흡사하게 따라와 준다. 그래서 여기에 기록하기로 했고 2년 넘게 기록 중이다.


타자를 치는 경우 손글씨보다 10배는 빠르다. 그래서 필요시 타자로 시간을 줄이고, 키보드로 기록했던 것에 형광펜 툴을 활용해 밑줄 긋고, 또 손으로 써보고 싶은 부분은 그 아래에 손으로 직접 쓴다. 손과 키보드 모두가 가능하게 된 거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쓰다 보니 조금씩 완벽해져가고 있다.


노타빌리티에 기록한 독서노트 일부


작성이 끝난 것도 있고, 작성중인것들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노타빌리티 어플에 독서노트를 모두 넣어두면 검색이 된다는 것이다. 키보드로 작성한것은 물론이거니와 손으로 쓴글씨도 웬만하면 찾는다. OCR 기능도 있어서 이미지로 붙여넣은것들도 찾아낸다. 아주 멋진 기능이다. 그래서 나는 노타빌리티에 올인하기로 했다.


사실 이런 디지털 노트툴이 종이노트처럼 모아두면 묵직하고 두껍고 서랍이나 책장을 채워 뿌듯한 그런 느낌은 없다. 하지만 폴더에 숫자가 쌓이는 느낌이 약간은 비슷하다. 또 나처럼 줄을 맞춰 써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증이 있으신 분들은 모눈종이로 배경을 만든 뒤 기록하고 다시 배경을 없애면 깔끔한 노트가 완성된다.



오늘 여러분에게 알려드린 이 독서노트 어플이 여러분들에게 꼭 맞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분도 독서노트를 써보고 싶다거나, 쓰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겠다, 어디에 정착할지 모르겠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노타빌리티에 정착해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손글씨와 타자 모두에 적합하며, 검색기능으로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꿀기능이다. 최근 아이패드를 새것으로 바꿨는데 아이클라우드에 자동 업데이트 되다보니 어플을 다운받자마자 예전의 노트들이 고스란히 담겨졌다. 또한 아이폰에서도 맥북에서도 필기를 확인하고 참고해서 글을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다.


참 좋은 독서노트 툴이다.

 

물론 노타빌리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이패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함정입니다. ^^


그럼 여러분의 독서노트에 조금은 뽐뿌가 되었으면 좋겠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노타빌리티 #아이패드 #독서노트


https://youtu.be/xbFAXFufW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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