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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03. 2022

세 가지 욕심을 버리면 나도 일잘러가 될 수 있다.

| 일잘러 시리즈

(이 글은 맨 아래 유튜브 링크를 통해 영상으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안녕하세요. 김경태입니다. 지난달 <일잘러 시리즈>라는 매거진을 오픈하고 그동안 썼던 몇 편의 글을 엮었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일 잘하는 사람들(일잘러)의 특징에 관해 기술했고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또 한 가지 일잘러의 특징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바로 일 잘하려면 반드시 버려야 하는 욕심 3가지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보통 무언가를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의욕이 넘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의욕이 넘치다 보니  동료들과 협업하는 직장에서 과한 의욕으로 마찰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런 마찰이 잦아지다 보면 서로 관계가 불편해지는 경우를 자주  목격해왔습니다. 의욕이 넘치는 것은 충분히 칭찬할 만한 일이긴 합니다만, 회사생활에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동료들과의  상호 우호적인 관계인 점을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일을 그르쳤다고 바로 잡는 것보다 한번 어긋난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꼭 아셔야 합니다. 오죽하면 통계에서 회사생활에서 가장 힘든 게 바로 인간관계라고 하겠습니까?


그럼 본격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버려야 하는 세 가지 욕심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이 세 가지 욕심은 여러분도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버리기 힘든 욕구입니다. 어쩌면 지금 여러분도 이 욕심에 빠져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첫째, 완벽하려는 욕심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특히 업무에 있어서는 자신이 동료와 상급자들보다 뛰어날 수는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이 전부 최고이고 최선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완벽함에 대한 욕심이 생깁니다. 이런 이유로 과한 노력과 많은 시간을 들여 결과물을 만들게 됩니다. 물론 이런 노력으로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만 기대보다 노력 대비 효과가 미진하거나 어쩌면 잘못된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제가 언급한 일잘러의 특징 중에 일을 할 때 납기 대비 하루나 이틀 먼저 끝내라는 것과 일을 진행할 때 중간 과정 본을 상급자에게 공유하라고 했던 내용이 있습니다. 그때 제안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완벽”이라는 것은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상급자들의 오랜 업무 경험은 같은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분명 여러분보다 넓습니다. 또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회사의 사장이나 대표이사가 아니라면 일찌감치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겠다”라는 욕심을 버리세요. 대신, 스피드와 협업을 통해 동료나 상급자에게 과제에 대한 참여의 공간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내 손을 떠난 보고서가 몇 단계를 거쳐 대표이사에게 보고 될 때, 최종본에서는 내 흔적은 모두 사라졌을 정도로 많이 수정되고 각색된 경우를 자주 보셨을 겁니다. 결국 나는 최선이었고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단계를 거칠 때마다 결과물은 더욱더 다듬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완벽은 자신만의 과한 욕심입니다. 물론 사소한 일에도 완벽하려는 태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완벽을 위해 납기를 간당간당하게 맞추거나, 완벽함 때문에 납기를 넘겨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버리지는 마세요. 여러분 동료와 상사들의 첨삭이 때론 훨씬 더 효과적인 화룡점정이 될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둘째, 나만 할 수 있다는 욕심입니다. 자만이라고도 하죠.

예쁘다 예쁘다 말하면 더 예뻐지고,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면 더 잘하는 게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칭찬 속에서 서서히 자만이 싹트게 되죠. 앞서 언급했지만 회사라는 조직 사회는 독불장군이 출세하는 곳이  절대 아닙니다. 리더와 서포트의 조화 속에서 나타나는 팀워크, 다시 말해 협업을 통해 감히 한 명이 이루어 낼 수 없는 커다란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회사 일입니다. 오죽하면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가 바로 “법인(회사)”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일을 하다 보면 “이건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나만의 무기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하나둘씩 생기게 마련입니다. “우리 부서에서 자료는 내가 최고로 잘 만들지”, “이 문제는 나만 해결할 수 있는 거야!”,  “그 기계는 나만 다룰 수 있어서”, “나 아니면 회사는 안 돌아가!” 이런 생각 말입니다. 분명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현재 이런 일을 맡고 있고, 이런 일을 하고 있다면 어서 빨리 그 일을 동료들에게 오픈하고 공유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에피소드인데, 어떤 발전소에 있는 오래된 장비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분은 그 장비 가동이 멈추기 전까지는 그 일을 꼭 해야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잘릴일이 없고, 일을 관둘 수도 없었습니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그 기계를 다루는 능력으로 대우를 받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그 기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담당자 한 명 외 누구에게도 알려주지도 않았기 때문이죠. 모두가 그 분만할 수 있는 고 난위도의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인식하고 수십 년을 지내온 것이죠. 그런데 그가 퇴임을 앞두고 후임자를 키워야 했을 때 그가 후임자에게 가르쳐 준 것은 열쇠로 장비의 문을 열고 들어가 버튼 몇 개를 누르는 순서를 가르쳐 준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그 후임자는 모두에게 알렸고 그날 이후로 그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장비는 최신형으로 교체되었습니다. 물론 그때부터 그분은 동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때로는 그런 생각 때문에 불이익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한 명의 천재보다는 집단지성이 훨씬 더 인정받는 세상입니다. 세상 모든 지식의 보고라던 “브리태니커”도 “위키피디아” 앞에 무너졌습니다. 혼자 하는 일은 결코 함께하는 일의 성과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욕심을 버리는 순간 여러분은 훨씬 더 큰 성과를 맛 볼 준비가 완료된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일잘러가 되려면 먼저 “나만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셋째,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욕심(태도)입니다.

자신의 장기를 두는 실력은 별로인데 훈수는 기가 막히게 잘 두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래 자신의 약점은 잘 보지 못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연차가 낮을수록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시행착오에서 오는 경험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요즘은 전문가가 인정받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라고 해서 그가 그 분야에서 최고이고 항상 옳을까요? 전문가는 시력이 좋을 수는 있어도 시야가 넓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깊이 있고 자세하게 보는 안목은 있을지 몰라도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시선을 갖추고 있지 못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점을 꼭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가 첨단의 기술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박사 출신의 동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보통의 사람들보다 5~10년 이상 깊이 있게 공부를 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공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이론적으로 틀릴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이론과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경우 이론이 틀린 것일까요?

사실 이론이 틀린 경우는 거의 못 봤습니다. 그런데 이론과 현상이 달랐던 이유는, 그들이 경우의 수를 다 짚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교호 작용 때문이라고 하죠. 자신이 갖고 있는 이론 속에서는 이런 교호 작용을 예측하거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해버린 것입니다. 이런 일은 매우 자주 일어납니다. 보통 박사들이 이런 일을 겪으면 그럴 일 없다며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 이럴 때는 “제가 미처 생각 못했던 일이 생겼네요.”라는 한마디면 되는데, 괜한 자존심 때문에 “그럴  수 없다!”라고 했다가 숙제가 많아지고 일이 복잡해지고 번거로워집니다. 만약 여러분이 일을 하다가 자신의 실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먼저 내 실수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하고 그 일을 다시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를 쓰다 보니 맹사성의 고사가 생각나네요.

맹사성의 유명한 고사 중에 “고개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고사를 여러분들에게 나누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140707/1/BBSMSTR_000000010366/view.do (국방일보에서 발췌)

조선초 열아홉의 나이에 장원급제한 맹사성은 스무 살에 파주 군수에 오른 뛰어난 학식을 갖춘 인재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올라 자만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던 어는 날,

맹사성은 그 고을에서 유명하다는 고승이 머누는 절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그런 어렵지 않습니다.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베풀어 백성을 돌보시면 됩니다.”


이 말을 들은 맹사성은

“에이, 그런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이치인데, 이 먼 곳까지 온 저에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란 말이오!”


그러자 스님이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는 것인데, 여든 먹은 노인이 실천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맹사성에게 차 한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맹사성의 찻잔에 찻물이 넘치는데도 계속해서 차를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요. 형편없는 땡중 주제에”라고 소리치며 일어나는 맹사성에게 스님은 말했습니다.


“찻물이 넘쳐 땅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른단 말이요.”


맹사성은 부끄러워 황급히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 그만 낮은 문틀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머리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맹사성이 이 말에 큰 깨달음을 얻어 평생 이 말을 교훈으로 삼에 지금까지도 존경받는 현인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HpkKhpPIE5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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