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맛> 프롤로그 ...

독서가 즐겁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by 김경태

2020년이 시작된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면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올해는 꼭"이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시작한다. 이렇게 새해가 되면 정하는 목표의 TOP 3는 운동, 다이어트, 독서다. 여러분도 2020년을 시작하면서 이 세가지 목표 중 적어도 한 두가지는 해내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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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모두가 저마다 마음속에 감춰두었던 소원을 빈다. 미리 준비해 둔 목표를 하나씩 되짚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준비 없이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희망을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의 경우였다. 당시 나는 아무런 목표가 없었다. 어떻게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10년 뒤 그리고 20년 뒤의 내 인생에 대한 청사진을 준비할 깜냥은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다음 순서가 대학이었고, 나는 순서에 따라 당연하다는 듯 대학을 갔고, 또 때가 되어 입대했다. 군 생활을 마치고 복학을 준비하던 1999년, 나는 아무런 걱정 없는듯 세상을 관조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IMF라는 초유의 경제위기를 지나고 있었지만, 매서운 한파는 다행히도 우리 집을 살짝 비켜 간 것 같았고, 나는 복학을 준비한다는 명분으로 부모님이 주시는 따뜻한 밥과 용돈으로 친구들과 이것저것 세상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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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메고 다니던 가방에는 토플 책 한 권, 영어사전, 연습장 그리고 하루키와 이외수의 책이 들어있었다. 대학 도서관과 시내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영어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열람실에서 열심히 소설을 읽었다. 군 생활 동안 푹 빠져버린 하루키 덕분에 일본 문학에 관심이 생겨 그들의 책을 읽어가고 있었고, 이외수 작가의 한국인다운 상상력이 좋아서 그의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읽고 있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출시되기 전이라 도서관 열람실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소설책만 한 게 없었다.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로 인해 변해가는 인물들의 생각을 관찰하면서 ‘나라면….’이라는 상상으로 시간을 보냈다. 당시 도서관 열람실에서 소설책을 읽는 것은 마치 수업시간에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눈치 보이는 일이었다. 훔쳐 먹은 사과가 더 맛있다고 했듯, 나는 금지된 장난 같은 기분에 그 시간 더욱 책에 몰입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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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매 순간 최선을 선택하면서 산다. 최선을 알지만, 차선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건 지금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보다 낫다고 판단하거나 옳다고 스스로를 이해시켰기 때문에 선택한 차선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선이 바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래서 인간은 매 순간 최선을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20년 전 내가 가졌던 생각과 뱉었던 말과 취했던 행동은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후로도 지금까지 수천 번, 수만 번의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는 항상 최선을 선택하며 하나의 길을 걸어왔다. 타인의 관점에서는 잘못된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나다. 돌이켜보면 철없고 망나니 같았던 그때의 방황이 없었다면, 도서관에서 도둑질하듯 숨어서 소설책을 읽던 그때의 내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매일 아침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나는 없었을 것이다. 20년 전, 새천년의 해를 보며 무언가 야심 찬 포부를 가슴에 품었던 나였다면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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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시작된 지금, 여러분들도 나와 함께 독서의 즐거움에 살짝 발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 고민해봐야할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일도 아니고, 제법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지루하지는 않은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갖게 될 뿌듯함과 생각의 변화에 놀랄 것이고, 그 변화를 남들이 눈치채는 순간에 활짝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함께 시작해보자.



(본 컨텐츠는 작가 김경태의 <독서의맛>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