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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ikos Apr 24. 2018

<1.2초 찰나의 유혹>

<스브스 뉴스>를 성공시킨 두 기자의 콘텐츠 유혹의 기술

콘텐츠 마케팅.


마케팅이라는 업무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근 처지라면, 최근 가장 많이 보고 듣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시대고 마케팅에 있어서 콘텐츠가 중요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을텐데, 왜 이제서야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기법, 서비스, 나아가 산업이 생겨나게 된 걸까요? 도대체 콘텐츠로 무엇을 하길래, 그리고 어떻게 하길래 Market+ 'ing'이 되는 것일까요.




도대체 콘텐츠가 뭐길래.


무엇이든 정의부터 하려고 하는 이 진지충 성격 때문에.

콘텐츠가 도대체 무엇일까.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을 콘텐츠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우리 시대의 콘텐츠, 콘텐츠 마케팅의 그 '콘텐츠'는 과거의 그것과 다른 것일까?



이건 뭐 '정답'이라는게 있을까 싶지만, 저와 같은 마케터에게 콘텐츠란 결국, '메세지'가 아닐까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대상에게 적확하게 표현한 메세지.

내 얘기를 좀 들어줬으면 하는 대상과 마켓을 찾아 어떤 사람들일까 궁리해보고, 그들에게 먹힐 만한 메세지를 만들어 내는 것, 그래서 우린 옛날부터 STP, Persona, 그리고 Contents Creative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니까 대충 타겟이 이러저러하니 뭉뚱그려 먹힐만한 메세지만 기획해도 반은 성공했던 것이죠.


세상이 달라졌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다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매스미디어라고 불리며 엄청난 미디어 권력으로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며 매스관계를 형성했던 대형 플랫폼은 힘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ATL이 ATL이 아니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입니다. BTL에 더 돈을 많이 쓰는데 어째서 아직도 BTL으로 불리는 지...) 그보다 개개인의 취향에 오리엔티드되어 빠르고 재치있게 그리고 상호 커뮤니케이션하는 미디어가 각광받고, 텍스트보다는 이미지가 이미지보다는 영상이 우선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이 모든 것을 '모바일'로 소비하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죠. 나아가, 이젠 우리의 타겟이 누구인지 어디서 어떻게 놀고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예전처럼 상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아직도 상상하며 일을 하고 있다면 곧 도태되어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이 시대는 모든 사람들이 그가 누군지, 어디서 무얼 봤는지 적어도 최소한의 흔적은 남겨놓을 수 밖에 없는 시대이고, 그리고 그러한 흔적(데이터)을 바탕으로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메세지를 '콘텐츠'로 만들어 유통하는가가 On-Demand 시대 끊임없이 ing해야하는 Market'ing'의 숙명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결국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것은 메세지, 콘텐츠 일테니까요.



이제부터 책 얘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이 책은 <스브스뉴스>를 탄생시킨 두 기자가 스브스뉴스의 성공 노하우와 그간에 경험담을 풀어놓은 책입니다. 'SBS뉴스가 자신있게 내놓은 자식'이라는 컨셉으로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공감을 얻기까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말하고 있죠. 여러가지 이야기 중 제가 주목해서 주의깊게 읽은 부분은 바로 '진정성'과 '묘사형 스토리텔링' 그리고 '캠페인 저널리즘' 입니다. 


진정성

공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진정성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진정성이라는 말은 그만큼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사용할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매우 모호하고, 일반적인 어휘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이 단어 역시 진정성을 설명하기 위해 쓰는 말이니 진정성이란 얼마나 상세하고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질만큼 명확한 이미지를 갖지 못했는지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진정성이란 제게도 뼈아픈 단어이기도 한데, 어느 외국계 기업의 최종 면접에서 임원 한 분이 했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임원 :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나 : 진정성입니다.

임원 : 너무 추상적인 것 아닙니까?

나 : 블라블라..


제가 떨어진 이유는 진정성의 중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능력이나 경험이 미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저로서도 '진정성'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파악했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에 진정성이 더욱 중요해진 것은 그것이 바로 '덕심'과 관련이 있고, '콘텐츠'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성, 혹은 originality를 갖는 다는 것은 얼만큼 아느냐, 이해하느냐, 필요하느냐, 관심이 있느냐와도 매우 밀접합니다. 이 책이 말하듯이, 어떤 이야깃 거리에 대해 공감하고 문제의식을 느끼고 꼭 사람들에게 의무를 느끼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매우 크며, 그 차이가 이른바 '진정성'이라는 것이죠. 유기견 문제를 꼭 말해야 하는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만든 콘텐츠는 차이가 명백합니다. 서두에 밝혔듯이 개인 취향에 오리엔티드된 미디어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의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최애'하거나 '미쳐있거나' 하는 덕심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누가 했던 얘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린 모두 덕후가 되어야 한다고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콘텐츠란 이렇게 덕심, 진정성, 오리지낼러티로 무장해야 Viral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묘사형으로 쓰기


글을 쓸 때 주장을 담은 설득형이 아니라,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내용입니다. 설득은 필연적으로 찬/반 이분법적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상황을 담담하게 묘사하는 방식은 소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이나 과거 경험에 비추어 사건을 생각하게 하고 이러한 '여지'가 공감으로 승화되죠. 바로 이것이 찬성 혹은 반대로 나눠먹기하는 양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어떻다, 저것은 저렇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공감하고 전하고 댓글을 다는 방식의 '장'을 만들어 내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죠. 대기자는 팩트만을 다룬다. 라고 합니다.



캠페인 저널리즘


박웅현씨가 얘기한 도끼를 경험한 적이 있을텐데요. 저도 이 책에서 그런 경험을 합니다. 하긴 그것 때문에 이 생각을 글로 옮겨보자고 작정한 것이기도 하고요. 바로 캠페인 저널리즘입니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내가 혹은 이 서비스가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하는 일, 그것이 바로 스타트업이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캠페인 저널리즘과 닮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캠페인 저널리즘이나 스타트업이나 그리고 콘텐츠 마케팅이나 결국 세상의 어떤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참여하도록 현명하고 스마트한 방법으로 '전하고' '개선'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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